인천관광공사에도 최순실 인맥?…당사자 "사실무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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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산하 인천관광공사가 '최순실 인맥' 채용 논란에 휘말렸다. 2015년 9월 취임한 A본부장(55·여)이 차움병원과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정농단 사건의 당사자인 최순실(60·구속)씨와 연관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강호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남동3)은 최근 열린 인천관광공사 행정사무감사에서 "A본부장이 2012~2013년 차병원 그룹 기획총괄브랜드 전략실장으로 근무했다"며 "2012년 3월에는 차병원 계열사인 차바이오텍 주식 2만주(당시 시가 2억원)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A본부장은 차움병원의 VVIP 고객 컨설팅 업무를 맡았다고 한다. 이 병원은 최씨와 언니 최순득(64)씨가 자주 이용한 곳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최씨를 통해 주사제 등을 대리처방 받았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곳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 최씨 자매의 차움병원 진료기록부에는 '박대표', '대표님', '안가', 'VIP', '청' 등 박 대통령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는 단어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총 29회 기재돼 있었다.

A본부장은 2013년 7월에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홍보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2014년 6월까지 근무했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최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차은택(47·구속)씨가 광고와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연관된 곳이다.

이 의원은 "최씨가 차움병원의 VIP였던 만큼 차움병원에서 일 하던 A본부장이 최씨의 인맥으로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의 홍보부장으로 간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A본부장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인의 소개로 2012년 7~8개월 정도 차움병원에서 VVIP 고객 컨설팅 업무를 도와줬을 뿐 최씨와 알고 지내는 사이가 아니다"고 했다.

그는 "차병원 근무 당시 인센티브를 겸해 스톡옵션으로 주식을 받긴 했지만 일을 그만 두면서 모두 반납한 상황"이라며 "정식 채용이 아닌 임시로 몇 개월간 병원 일을 도와줬을 뿐인데 최씨와 연관시키는 것은 너무하다"고 말했다.

A본부장은 또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홍보부장으로 채용된 것도 행정자치부와 한국코카콜라·한국네슬레 등 글로벌 기업에서 홍보 업무를 담당한 경력 덕분이지 누구의 인맥으로 간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도 A본부장이 외국계 기업에서 20년 이상 마케팅 경력을 보유하는 등 실력 면에서 평창조직위 홍보부장이나 인천관광공사 본부장직을 수행하기에 무리가 없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인천시의 한 관계자는 "비선 실세인 최씨의 인맥이라면 더 좋은 기관의 요직으로 갔지 지난해 설립된 신생 조직인 인천관광공사의 본부장으로 왔겠느냐"며 "A본부장의 다양한 마케팅 경력을 보고 채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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