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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대박’ 용어도 최순실 작품?…청와대 “명백한 오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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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신년 기자회견. [사진 MBN 뉴스 캡쳐]

2014년 신년 기자회견. [사진 MBN 뉴스 캡쳐]

박근혜 정부 대북정책의 상징이 된 ‘통일 대박’이라는 용어는 과연 누가 만든걸까.

청와대 “신창민 교수 책에서 인용” 해명

청와대는 14일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박’ 발언이 국정농단 사태의 당사자인 최순실씨의 아이디어라는 한 언론의 보도에 대해 “명백한 오보”라고 반발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3일 SBS가 “통일 대박이라는 말은 최순실씨의 아이디어”라고 보도한 데 대해 “(이 용어는) 2013년 6월 20일 제16기 민주평통 간부위원 간담회에서 처음 나온 말”이라고 주장했다.

정 대변인은 “당시 한 참석자가 ‘신창민 교수가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제목으로 책을 냈고 미국에서 통일은 대박이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다니는 데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며 “통일 대박이라는 용어는 신 교수의 책에서 나온 것으로 최순실씨와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앞선 13일 SBS는 “검찰이 ‘통일 대박’이란 표현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아이디어인 것으로 잠정 결론내렸다”고 보도했다. SBS에 따르면 검찰은 최씨가 ‘통일 대박’이란 표현을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 ‘문고리 3인방’과의 회의에서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청와대 연설문 등을 사전에 받아보던 최씨가 공무원이 사용하는 딱딱한 말이 아닌 젊은 사람들이 쓰는 단어로 고쳐줬는데 ‘통일 대박’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최씨의 집에서 발견된 태블릿PC를 보면 최씨는 2014년 3월 28일 박 대통령이 독일에서 ‘통일대박론’의 구체적 실천 방안을 내놨던 ‘드레스덴 연설문’도 발표 하루 전날 받아 본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 대박’이란 용어는 2014년 청와대 신년 기자회견에서 처음 등장했다. 기자회견 직후 청와대 비서진이 ‘대박’이란 표현이 비속어인지 확인할 정도로 파격적이었다.

주변에 아무도 조언한 사람이 없었던 만큼 모두가 박 대통령의 즉석 발언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박 대통령이 다보스포럼과 외교통일국방 업무보고에 이어 독일 드레스덴 연설에서도 이 표현을 계속 사용하면서 ‘통일 대박’은 박근혜 정부 상징이 됐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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