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2, 100만의 함성] 서울 도심은 촛불의 바다…주최 측 추산 100만, 경찰 추산도 26만 넘어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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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 농단’에 항의하며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외치는 12일 서울 도심 집회에 주최 측 추산으로 100만 명이 참가했다. 경찰 추산만으로도 26만 명을 넘어섰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5시쯤부터 청와대와 율곡로, 종로 등으로 거리행진에 나섰으며 일부 참가자들은 이날 법원이 율곡로 행진을 사상 처음 허용하면서 청와대로부터 800여m 떨어진 경복궁역 교차로까지 진출했다.

오후 6시30분엔 광화문과 서울광장 등에 모인 집회 참가자들이 일제히 청와대를 향해 "하야하라"며 함성을 지르기도 했다.

저녁 7시쯤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서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촛불 파도타기를 하는 장관도 연출됐다. 광화문 입구에서부터 숭례문 앞까지 세종대로를 가득 메운 집회 참가자들이 일제히 청와대를 향해 함성을 지르는 모습도 수 차례 이어졌다.

오늘 도심 촛불집회에 앞서 주최 측은 최다 100만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경찰은 당초 16만~17만 명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경찰 자체 집계 결과 이날 집회 참가자수가 이미 26만 명을 훌쩍 넘어섰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참가자수는 갈수록 늘어만 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날 오후 부랴부랴 오늘 집회 참가 예상자수를 25만 명으로 상향 조정했지만 이후에도 참가자수가 급증하면서 26만 명을 넘어서자 사실상 정확한 집계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 앞 초를 가득 밝히고 있다. 김성룡 기자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 앞에서 초를 가득 밝히고 있다. 김성룡 기자

주최 측은 오후 7시50분 현재 100만 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참고로 지난 5일 도심 집회의 경우 주최 측은 20만 명, 경찰은 4만5000명이 참가했다고 추산해 4.4배가량 차이를 보였다.

집회 참가자수는 거리행진을 마친 뒤 오후 7시쯤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리면서 정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오늘 집회는 건국 이래 서울 도심에 최다 인파가 모이는 집회로 기록되게 됐다. 2008년 광우병 사태 때 촛불집회 때는 주최 측 추산으로 70여만 명이 모였다.

1987년 6월 항쟁 때도 6월 26일 140만 명 이상이 거리로 나온 것으로 집계됐지만 이는 서울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시위에 참가한 인원을 모두 합한 수치였다.

이날 부산과 대구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도 10여만 명이 모여 '박근혜 하야'를 외쳤다.

이날 집회는 서울 도심 곳곳에서 사전집회가 열리면서 시작됐다. 정오 무렵부터 서울광장을 비롯해 탑골공원과 대학로 등 도심 각 지역에는 청년·대학생과 노동계, 일반 시민 등이 모이는 사전집회가 이어졌다. 자녀들의 손을 잡고 나온 가족 단위 참가자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서울광장에서는 이날 오후 1시 민주노동 공공운수노조 집회에 이어 오후 2시부터 민주노총 주최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렸다. 대학로에서도 한국청년연대와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 등 청년·대학생 단체들의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뒤 서울광장까지 행진해 오후 4시에 열리는 민중 총궐기 집회에 합류했다.

탑골공원에서는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이 청소년 시국대회를 열었다. 교복을 입은 고교생 1000여 명은 ‘청소년이 주인이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도 전국 중·고교생들이 모여 집회를 열었고 종각에서는 대학 교수들이 모여 결의대회를 했다.

이어 오후 4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민중 총궐기 집회가 열렸으며, 오후 5시부터는 종로·을지로·의주로 등 서울 도심 곳곳을 5개 경로를 통해 거리행진이 진행됐다.

특히 이날 법원이 청와대와 인접한 율곡로와 사직로에서의 행진을 사상 처음 허용하면서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청와대 800여m 앞까지 행진할 수 있었다.

거리행진이 끝난 뒤엔 오후 7시쯤부터 광화문광장에서 3차 범국민행동 문화제가 시작됐다. 방송인 김제동·김미화와 가수 이승환·정태춘 등이 공연하며 시민들과 함께했다. 이후 광화문광장 일대에서는 텐트 농성과 시민 자유발언대 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경찰은 이날 272개 중대 2만5000여 명을 투입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보수단체의 맞불집회도 열렸다. ‘엄마부대 봉사단’은 이날 광화문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는 박근혜 대통령의 강경 대북정책을 반대하는 야당과 북핵 옹호 집단이 최순실 의혹을 빌미로 국민을 선동해 정권을 탈취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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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서도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500여 명이 맞불집회를 벌였다.

박신홍·홍수민 기자 jbj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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