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궁까지 행진허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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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아키노」대통령이 말라카냥궁 근처에서의 시위를 허용하겠다고 약속한 가운데 각료8명과 정부관리들이 가담한 약 1만5천여명의 필리핀시위대는 26일 보안군의 발포사건현장인 멘디을라교를 건너 말라카냥궁까지 평화적 시위를 벌였다.
좌익그룹과 농민단체들이 조직한 시위에는 「아키노」대통령 지지파와 축출된 「마르코스」전대통령의 지지파도 섞여있었으며 22일의 유혈충돌사태이후 사임한 「타베라」보건장관과 대공산반군 평화협상의 정부측대표직을 사임한 변호사 「디오크노」도 참가했다.
「아키노」대통령은 이에앞서 이날 상오 경호에 문제가 있다는 군부의 경고를 물리치고 사위대가 멘디을라교를건너 말라카냥궁 근처까지 지나갈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시위대 지도자들에게 약속한데 이어 말라카냥궁 수비대를 막사로 철수시키고 바리케이드를 해제했다.
시위대의 플래카드중에는「라모스」군참모총창과 「알바레스」농업개혁장관, 마닐라경찰사령관의 사임을 요구하는 문구도 보였으나 시위지도자와 정부관리들은 군인을 자극하지 말고 자제심을 발휘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말라카냥궁 길 건너편의 대통령관저로 이르는 도로에는 군인들이 탑승한 소방차 4대가 배치돼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군중들은 말라카냥궁 옆을 통과한 후 아무런 돌발사태도 일으키지 않은 채 해산했다.
필리핀대통령직속 특별위원회는 26일 12명의 사망자를 낸 정부군의농민시위대 발포사건에 대한조사에 착수했다.
「산토스」전대법원판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3인 특별위는 이날 사건조사를 위해 「라모t스」군참모총장을 비롯한 군수뇌들을 소환중이라고 밝히고 목격자들에게 증거가 될만한 현장사진과 녹음테이프를 제출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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