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발탁 ‘보름쇠’…평론가도 “처음 듣는 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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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깜짝 선발이었다. 지난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문을 연 제주산 흑우 전문점 ‘보름쇠’가 ‘미쉐린(미슐랭) 가이드 2017 서울 편’에서 별 1개를 받았다. 음식평론가는 물론 식당 주인조차 예상치 못한 결과다.

제주서 흑우 직접 키워 공수

보름쇠 김경수 대표는 “예상은커녕 전혀 신경도 안쓰고 있었다”면서 “발표 이틀 전 미쉐린 측에서 ‘시상식 초대 메일을 보냈는데 왜 확인을 안하냐’는 전화를 받고 처음 알았다”고 답했다. 김은조 ‘블루리본’ 편집장 역시 “보름쇠는 나뿐 아니라 주변 평론가들에게 생소한 곳”이라고 말했다. 식당 이름인 보름쇠는 바람소라는 뜻의 제주방언이다.

1인분(150g)에 5만원인 특수 부위. [사진 임현동 기자]

1인분(150g)에 5만원인 특수 부위. [사진 임현동 기자]

미쉐린 심사위원들을 반하게 한 보름쇠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제주도 목장에서 직접 기른 ‘흑우’를 자체 숙성해 서울로 공수하는 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식당측은 분석한다. 김 대표는 “맛있는 소고기를 만들기 위해 지난 10년간 10억원의 비용을 투자해 ‘연구소’를 만들었다”며 “천연사료를 먹여 키운 소는 제주도내 ‘연구소’로 보내 숙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30~50일의 숙성을 거친 소고기는 육질이 부드럽고 일반 소고기보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38% 낮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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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접하기 힘든 흑우 고기집이라는 점도 별 획득에 도움이 됐다. 김대표는 “일본 와규(최고급 소고기)로 알고 있는 흑우는 일제 강점기 때 빼앗긴 제주도 토종 품종”이라며 “일반 소보다 덩치가 작아 경제성이 떨어지지만 맛이 좋은 데다 우리 먹거리를 지킨다는 자부심도 있었다”고 말했다.

글=김민관 기자 kim.minkwan@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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