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특급 타이스 앞세운 삼성화재, KB손보에 3-1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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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특급 타이스 덜 호스트(25·2m5cm)가 펄펄 날았다. 삼성화재가 타이스의 활약을 앞세워 KB손해보험을 물리치고 3연승을 달렸다.

삼성화재는 3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3-1(25-22, 20-25, 25-20, 25-17) 승리를 거뒀다. 3승3패(승점10)가 된 삼성화재는 2위로 올라섰다. KB손보는 1승4패(승점5), 6위를 유지했다.

이날 관전 포인트는 올시즌 최고 외국인선수 후보로 꼽히는 타이스와 V리그 최장신(2m10㎝) 우드리스의 자존심 대결이었다. 초반에는 팽팽한 싸움이 벌어졌다. 성공률에서는 우드리스가, 점유율에서는 타이스가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승부처인 3세트에서 타이스가 더 강했다. 타이스는 3세트에서 팀 득점의 절반이 넘는 13점을 올렸다. KB손보가 자랑하는 높은 블로킹 벽도 타이스 앞에서는 소용이 없었다. 1세트 23-22로 쫓기던 상황에서 날린 백어택, 4세트 막판 KB손보의 추격을 끊는 득점도 모두 타이스가 올렸다. 강성형 KB 손보 감독도 "타이스의 스파이크 각도가 워낙 좋다. 세터 유광우가 타이스를 잘 살려준다"고 했다. 타이스는 양팀 통틀어 최다인 36점(공격성공률 56.14%)을 올려 우드리스(26점, 52.08%)를 압도했다.

강성형 KB손해보험 감독은 "리시브 쪽에서 너무 흔들렸다. 계속해서 이강원이 많이 들어가는 라인업을 활용할 계획이다. 황두연도 오늘 리듬이 조금 깨진 모습이었다. 상대가 강원이에게 목적타를 강하게 넣을텐데 처음 그 자리를 맡기 때문에 경기와 연습을 통해 나아져야 할 것 같다. 우드리스, 김요한의 공격은 전혀 밀리지 않고 있다는 점은 괜찮다"고 했다.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은 "유광우의 토스 배분이 좋았다. 자기 페이스를 찾고 있는 것 같다. 보이지 않는 범실이 많았다. 모든 경기를 베스트7으로 이길 순 없다. 교체로 들어간 최귀엽이 수비나 공격 모두 잘해줬다. 감독 입장에서 고마운 활약이었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오늘 경기가 매우 중요했다. 타이스도 경기 후반 서브가 잘 들어갔다. 타이스가 하루 걸러 뛰고 우드리스의 높은 블로킹에 대한 부담도 있었지만 잘 버텨준 것 같다"고 했다. 1라운드 3승3패로 마친 데 대해서는 "만족한다. 블로킹이 없는데 센터진도 아직 좀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했다.

이날 경기가 더욱 의미있는 것은 이틀 전 우리카드전 풀세트(3-2승)를 치른 뒤 하루만 쉬고도 평상시와 다름없는 활약을 펼쳤다는 점이다. 임도헌 감독은 "타이스가 네덜란드 대표팀에서나 클럽에서나 공격을 많이 한 적은 없다.

그러나 팀 합류 초기부터 빡빡한 훈련을 소화해내면서 적응해 가고 있다. 어제도 2시간 가량 정상적인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사실 시즌 전에는 타이스의 기량이 더 좋았다. 서브도 그때가 더 강했다. 세계선수권 유럽예선을 치고 나서 아무래도 조금 컨디션이떨어진 것 같다. 더 좋아질 가능성도 있다"는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삼성화재가 타이스에게 너무 기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타이스는 1라운드 6경기에서 224점을 올렸다. 나머지 국내선수들의 총득점을 합친 것(212점)보다 더 많다. 임도헌 감독은 "이기기 위한 배구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2라운드부터는 박철우가 가세하기 때문에 좀 더 다양한 공격루트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구미=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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