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핵심’ 오른 뒤 상무위원 지고 정치국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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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취임 이후 중국 공산당 특유의 집단지도체제가 진화하고 있다.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약화되고 정치국에 힘이 실리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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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18기 6중전회 폐막 다음날인 지난달 28일자 인민일보 1면(왼쪽)에 실린 시진핑 주석과 정치국위원 사진. 5년 전 공산당 17기 6중전회 때는 후진타오 주석과 상무위원 사진이 게재됐다. [인민일보 캡처]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사진 변화가 증거다. 중국 공산당 18기 6중전회(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 폐막 이튿날인 지난달 28일자 인민일보 1면에는 두 장의 사진이 실렸다. 시 주석과 25명의 18기 정치국 위원 사진이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회의를 주재한 5년 전 17기 6중전회 공보가 실린 2011년 10월 19일자 인민일보 1면에 후 주석과 상무위원 9인 사진이 실렸던 것과 대조된다. 장쩌민(江澤民) 주석 집권기인 2001년에도 상무위원 사진이 실렸다.

인민일보 1면 18기 6중전회 사진
시 주석과 정치국위원 25명 나란히
후진타오 때는 상무위원 9명 실어

중국 공산당의 실질적 최고 지도기구는 정치국이다. 매월 1회꼴로 열리며 핵심 정책과 인사를 대개 만장일치로 결정한다. 상무위원회는 정치국 결정 사항이 잘 집행되는지 감독하는 상설기구 다.

시 주석은 그 동안 상무위원회의 권한을 축소하고 정치국 중심의 집단지도체제를 모색해 온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올 들어서는 상무위원제 폐지설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왕위카이(汪玉凱) 국가행정학원 교수는 “1934년부터 56년까지 중국에 상무위원 없이 정치국 위원만 있었다”고 말했다.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은 지난 5월 “상무위원제 폐지와 2002년 확립된 ‘7상8하’(67세 발탁, 68세 은퇴) 제도의 존속 여부가 올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의 핵심 의제”라고 보도했다.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중앙”이라는 칭호를 공식 인정한 18기 6중전회 공보에 대한 해석도 엇갈린다. 시 주석이 1인체제를 확립했다는 평가에 대해 집단지도체제와 고도의 균형을 이뤘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스티브 창 영국 노팅엄대 교수는 “ 핵심 지도자 지위 대(對) 집단지도체제, 반부패 작업에 대한 경의 표시와 집단지도체제의 규범에 대한 강조 사이에 정교한 균형을 이뤘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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