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5명중 1명이 주거 옮겨-작년 주민등록 수출입으로 본 상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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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 한햇동안에 만 모두 8백67만9천97명이 살고 있던 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주소를 옮겼다.
경제기획원이 주민등록상의 전출인 신고를 기초로 동·읍·면 이상의 행정구역을 벗어난 인구이동을 파악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는데 이들은 왜 주거지를 옮겼으며 어느 지역 사람들이 가장 많이 빠지고 들어왔을까.
○…우선 우리나라의 인구이동률(총 인구 중 이동인구의 비율)은 지난해의 경우 21·4%로 일본의 5·4%, 대만의 8·3%, 노르웨이의 4·2% 등에 비해 월등히 높은 편이다.
인구이동의 원인을 보면 남자의 42%는 구직·취업·전근 등 「경제적 요인」에 따라 ,38·6%는 결혼·이혼·가족과의 합류 등 「가족요인」에 따라, 그리고 14·1%는 본인이나 자녀의 교육·취학 등 「교육요인」에 따라 이동했다.
그러나 여자는 「가족요인」이 74·4%로 으뜸이고, 14·5%가 「경제요인」, 9%가 「교육요인」이었다.
이같은 두가지 분석결과를 놓고 볼때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아직도 지역간 균형개발이 덜 이루어진 상태라는 해석을 낳게 한다.
○…지역별로 비교해보면 각 시·도 중 서울·부산·대구·인천·경기도 등 대도시와 수도권만이 인구의 전입 초이며, 나머지 지역은 모두 전출 초의 상태.
특히 경기도는 지난 한해동안 23만4천1백94명이 전입 초여서 각 지역 중 으뜸을 기록했는데 이중의 70%인 16만3천9백11명이 서울에서 들어온 사람들. 이는 서울이 인구의 포화상태가 되자 서울의 위성도시가 날로 팽창하면서 서울을 빠져나가 사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반면 인구의 전출이 가장 많은 지역은 경북(7만8천7백13명 전출초) , 전남(6만1천3백56명) , 전북(6만1백7명)의 순.
이들이 살던 곳을 떠나 어디로 갔는지를 추적해 보면, 경북사람들은 대구로 가장 많이 갔고(총 전출인구의 38%), 전북·전남 사람들은 모두 전출 인구의 절반이상이 서울로 간 사람들이었다.
이 같은 현상도 역시 지역균형 개발의 문제로 해석할 수가 있는데, 다 함께 대도시로 이동하면서도 영남 사람들은 대구·부산 쪽을 주로 택하지만 호남사람들은 광주·전주 등 지역내의 대도시를 택하지 않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한가지 특기할 만한 것은 서울로 들어오는 인구는 눈에 띄게 줄어드는 추세인 반면「탈 서울」의 인구는 계속 늘어나 지난해 서울로의 전입 초는 3만3백64명에 불과, 80∼84년의 연 평균 14만4천명에 비해 그게 줄었다는 것.
물론 서울이 노화상태에 이르러 더 이상 인구의 유입을 수용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지만, 앞서 지적한 대로 인천과 경기도로의 인구유입이 매우 많은 것을 보면「수도권」으로의 인구집중은 여전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이동인구의 나이를 분석해 보면 남·여 모두 이를테면 「한참일 할 나이」인 25∼44세 때에 가장 많이 주거지를 옮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의 총 이동 인구 중 39·7%가 25∼44세의 인구였고, 20·4% 45∼64세, 20·3%가 14∼24세였으며 0∼13세와 65세 이상의 인구비중은 각각 13·9%, 5·7%로 비교적 낮았다.
학력별로 보면 이동인구 중 10·4%만이 대졸학력의 소유자이며, 국졸 29·8%, 중졸 21·7%, 고졸이 25·3% 등으로 나타났다.
고학력일수록 안정된 직장을 토대로 한 「뿌리 내리기」가 수월하다는 이야기인 셈이다. <김수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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