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의 실험, 프런트 직원을 감독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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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넥센과 SK가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넥센은 프런트 출신 장정석(43) 감독을, SK는 미국인 트레이 힐먼(53) 감독을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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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석(左), 힐먼(右)

넥센은 ‘장정석 운영팀장을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27일 발표했다. 계약조건은 3년, 총액은 8억원(계약금 2억원·연봉 2억원)이다. 장 감독은 지도자 경험이 전혀 없다. 1996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해 2004년 KIA 타이거즈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한 뒤 현대·넥센에서 1군 매니저, 운영팀장 등 프런트로 일했다. 이장석 넥센 대표는 “선입견과 편견이 없는 열린 마음으로 선수단을 이끌 인물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장 감독 선임은 메이저리그식 운영을 의미한다. MLB에선 선수 영입과 육성 및 구단 운영은 사장과 단장 등 프런트가 맡고, 감독은 필드 매니저 역할에 충실한다. 장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모두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선수가 중심인 야구를 하고 싶다. 현대 야구에선 현장 야구와 프런트 야구의 구분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정석 운영팀장과 3년 깜짝 계약
SK는 빅리그 감독 출신 힐먼 영입

SK는 같은 날 ‘힐먼 감독과 2년간 계약금 40만 달러, 연봉 60만달러 등 총 160만달러(약 18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김성근 한화 감독(3년 20억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대우다. 외국인 감독은 2008~10시즌 롯데를 이끈 제리 로이스터(64) 감독에 이어 두 번째다. 힐먼 감독은 2002년까지 뉴욕 양키스, 텍사스 레인저스 등에서 마이너리그 지도자를 지냈다. 2003년에는 일본 니혼햄 파이터스 지휘봉을 잡았고, 2006년에는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2007년 준우승 뒤 미국으로 돌아가 캔자스시티 로열스 감독을 맡았다. 캔자스시티에서는 통산 152승 207패를 기록했으며 2010년 5월 성적 부진으로 해임됐다. 지난해에는 휴스턴 벤치코치를 지냈다. SK는 “아시아 야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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