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하면 80일 안에 200% 돌려준다"…1000명에게 105억원 받아챙긴 일당 적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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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하면 80일 안에 200%를 돌려준다"고 노인이나 주부·중국동포 등을 속여 105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부천 소사경찰서는 27일 사기와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A씨(48)를 구속하고 B씨(56)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5~9월 수도권에 사는 노인과 주부, 중국동포 등 1000여 명에게 "투자하면 200%를 돌려준다"고 속여 105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인천 부평구에 사무실을 차린 뒤 설명회를 열고 "통신판매업과 자동차 중개업, 음식점 영업에 투자하면 거액을 벌 수 있다"고 사람들을 속였다.

한 계좌당 40만원을 투자하면 매일 1만원을 수익금으로 지급하겠다고 했다. 50개 계좌에 2000만원을 투자하면 80일 만에 원금의 200%인 4000만원을 지급해줄 수 있다고도 했다. 또 다른 투자자를 데려오면 투자금의 10%를 추천 수당으로 준다며 다단계를 유도했다.

무려 1000여명이 이들에게 속아 금품을 건넸다. 대부분 주부나 60∼70대 노인이었다.

이들은 한국에서 10년가량 거주한 중국동포를 외국인 투자유치 담당으로 내세워 입국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다른 중국동포들에게 투자를 권유하기도 했다. 이에 속은 중국동포 11명이 무려 3억6000만원을 투자했다.

이들은 초반까지만 해도 돌려막기 형식으로 피해자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했다. 하지만, 곧 바닥났다. 이들이 피해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배당금은 34억5000만원에 달했지만 압수한 통장에서 발견된 잔액은 약 700만원에 불과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등이 실제로 사업에 투자한 돈은 자동차 중개업 4억원, 음식적 4억원 등 8억5280만원을 투자했다고 주장하지만 전혀 수익성이 없는 사업으로 확인됐다"며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를 권유하면 의심부터 하라"고 조언했다.

부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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