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개헌 전격 제안] 박 대통령, 임기 내 헌법 개정안 마련…정부 내 헌법 개정 조직 설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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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임기 내에 헌법 개정을 완수하기 위해 정부 내에 헌법 개정을 위한 조직을 설치해 국민의 여망을 담은 개헌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개헌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임기내 개헌안 마련’이란 구체적 시기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향후 정치일정을 감안할 때 시기적으로도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하게 됐다”며 “임기 내에 헌법 개정을 완수하기 위해 정부 내에 헌법 개정을 위한 조직을 설치해서 국민의 여망을 담은 개헌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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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국회도 빠른 시간 안에 헌법개정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 국민여론을 수렴하고 개헌의 범위와 내용을 논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개헌 배경도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의 급격한 진입으로 한국 사회의 인구지형과 사회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고, 87년 헌법 당시에는 민주화라는 단일 가치가 주를 이루었으나 지금 우리 사회는 다양한 가치와 목표가 혼재하는 복잡다기한 사회가 됐다”며 “이러한 변화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갈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1987년 때와 같이 개헌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1987년 개정되어 30년간 시행되어온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 헌법은 과거 민주화 시대에는 적합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이 됐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국회에 개헌을 제안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개헌안을 의결해야 할 국회의원 대부분이 개헌에 공감하고 있다”며 “역대 국회의장들은 개헌 추진 자문기구를 만들어 개헌안을 발표하기도 했고 20대 국회에서는 200명에 육박하는 의원님들이 모임까지 만들어서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밖에서도 각계각층에서 개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국민들의 약 70%가 개헌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되어 있다”며 “특정 정치 세력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갈 수 없는 20대 국회의 여야 구도도 개헌을 논의하기에 좋은 토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조경제로 예산 400조원 돌파= 이날 시정연설은 새해 예산안과 개헌에 초점을 맞췄지만 개헌론에 예산안이 묻혔다.

박 대통령은 시정 연설에서 “저출산 고령화의 부정적인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1~2%대의 저성장으로 고착되기 이전에 밝은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선도형 경제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확장적 재정정책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정부가 발표한 새해 예산안은 정부 수립 이후 최초로 400조원을 넘어섰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ㆍ미래성장동력ㆍ안보강화ㆍ민생경제 등 4대 축을 통해 적극적인 재정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예산안 내용으로는 ▶문화융성과 창조경제 예산 확대를 통한 신산업 및 일자리 창출 ▶창업 실패자 재도전 지원 ▶육아휴직 고용유지 지원금 ▶연구개발(R&D) 예산 확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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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이날 인공지능, 가상ㆍ증강현실, 탄소자원화, 미세먼지 대응, 바이오 신약 등 총 9개 분야를 ‘국가전략 프로젝트’로 선정해 집중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강기헌ㆍ이현택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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