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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 놓친 날엔 소맥 한잔 간절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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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진출 첫해였던 올해 성공적으로 시즌을 보낸 오승환이 10월 13일 서울 쉐라톤 팔래스 강남 호텔에서 <월간중앙>과 만났다. 그는 “내년 성적을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팬들과 한국 야구를 위해 타이틀 하나쯤은 따고 싶다”고 말했다.

‘끝판대장’은 태평양을 건너가 ‘The Final Boss(끝판대장)’가 됐고, ‘돌부처’는 세인트루이스에서 ‘The Stone Buddah(돌부처)’로 환생했다. 한국과 일본에서 ‘소방대장’으로 군림했던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미국 소방서’도 접수한 뒤 10월 8일 금의환향했다. <월간중앙>이 오승환과 따로 만나 1년 동안 하지 못했던 진솔한 얘기를 들어봤다.

‘미국 소방서’도 점령한 끝판대장 오승환
한·일 마운드 평정 후 올해 메이저리그 진출
6승 3패 19S 평균자책점 1.92 ‘A+’…
산술적으로 내년 50세이브도 가능
전대미문 한·미·일 구원왕 탄생 기대감 고조

마무리투수 오승환이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귀국했다. 오승환의 올 시즌 성적은 76경기(79.2이닝) 6승 3패 19세이브(S), 평균자책점 1.92.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에서 41세이브를 올려 2014년(39S)에 이어 2년 연속 센트럴리그 구원왕을 차지했던 오승환은 ‘34세 늦깎이 신인’으로 2016 메이저리그를 맞았다.

시즌 초 그의 역할은 경기 중반에 1∼2이닝 정도를 책임지는 ‘셋업맨’이었다. 팀 마무리투수인 트레버 로젠탈(26)의 부진이 이어지자 시즌 절반을 넘어선 7월에 오승환의 보직은 마무리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그는 23차례 세이브 상황(승리를 지킬 수 있는 조건)에 등판해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열아홉 번이나 팀 승리를 지켰다. 세인트루이스 구단도, 팬들도, 미디어도 ‘루키’의 예상 밖 대활약에 놀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도 오승환의 별명을 ‘The Stone Buddah’, ‘Final Boss’로 적어놓았다.

내년에는 로젠탈이 선발로 전환할 거라는 소식이 전해진다. 그럼 오승환이 붙박이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하게 된다. 오승환이 올해처럼만 던져준다면 내년에는 산술적으로 50세이브도 가능하다. 한국·일본·미국프로야구에서 모두 세이브를 올린 오승환은 이제 ‘한·미·일 구원왕’이라는 전대미문의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힘든 시즌을 마치고 돌아와 달콤한 휴식을 즐기고 있는 오승환을 10월 13일 서울 쉐라톤 팔래스 강남 호텔에서 만났다. 이 호텔은 오승환과 홍보대사 계약을 맺고, 언제든 원하면 그에게 스위트룸을 내주기로 했다. 오승환은 연말까지 호텔과 집(서울 화곡동)을 오가며 휴식과 운동을 병행할 예정이다.

포수 몰리나 믿고 던졌더니 결과 좋아

‘ Final Boss’나 ‘Stone Buddah’는 콩글리시 느낌이 드는데 팬들이 이렇게 불러줬나?
“물론이다. ‘Final Boss’라고 적힌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는 분이 많았다. 시즌 초반에는 별로 주목을 끌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많이 알아봐주시고 열렬히 응원해주셨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어떤 팀인 것 같나?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에서 가장 분위기가 좋은 팀이라고 자신한다. 동료들이 내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불펜의 젊은 투수들도 아시아 야구와 동양 문화에 대해 관심과 호기심을 많이 표현했다. 마이크 매서니 감독은 매일 나를 찾아와 컨디션을 체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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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를 따낸 뒤 포수 야디어 몰리나와 함께 검지로 하늘을 찌르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오승환.

포수 야디어 몰리나와 특히 궁합이 잘 맞았던 것 같다.
“몰리나와는 주로 짧은 영어로 의사소통을 했다. 긴 대화는 통역의 도움을 받았다. 몰리나는 영리하고 경기 운영에 여유가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포수라도 마운드에서 마음이 맞지 않으면 안 된다. 다행히 결과가 좋으니까 좋은 평가가 나오고 서로를 더욱 신뢰할 수 있게 됐다. 몰리나는 절박한 상황에서도 ‘날 믿고 따라와라’ 며 믿음을 줬다. 대부분 몰리 나의 사인대로 던졌고, 결과가 괜찮았다.”


볼 배합이 단순한 것 같았는데 잘 먹혔다. 패스트볼(직구)과 슬라이더, 가끔 왼손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썼는데.

“투수가 아무리 위력적인 공과 다양한 구종을 갖고 있어도 그것만으로는 이길 수는 없다. 중요한 건 컨트롤이다. 볼 배합에는 공식이 없다. 타자와의 타이밍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메이저리그는 1번 타자부터 9번까지 누구나 언제든지 담장을 넘길 수 있다. 제구가 안 돼 실투가 나오면 치명적이다.”

그런데도 피홈런이 5개로 일본(2시즌 11개)에서보다 적었다. 홈런을 의식하며 던졌나?
“마운드에서는 장타를 의식한다거나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공 하나하나에 집중할 뿐이다. 결과가 그렇게 나오니까 궁금해 하시는데, 일본 선수들은 콘택트(배트에 맞히기) 능력이 좋아 최상의 공을 던져도 커트해낸다. 그러다가 실투 하나가 나오면 큰 걸로 연결된다.”

오승환의 직구는 최고 시속 156㎞가 나올 정도로 빠르고 힘이 있다. 볼 회전이 많아 맞아도 멀리 나가지 않는다. 이런 ‘돌직구’는 남다른 손의 악력(쥐는 힘) 덕분인가? 일전에 TV에 나와 사과를 가로로 쪼개지 않았나?
“글쎄, 손 악력이 볼 회전수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과학적인 내용은 잘 모른다. 어쨌든 도움이 되는 것 같기는 하다. 중학교 때 코치님이 엄지·검지·중지만으로 정구공이나 테니스공을 누르는 훈련, 악력기로 손 힘을 기르는 훈련을 강조하셨다. 시키신 대로 틈날 때마다 그 운동을 했더니 악력이 좋아졌다.”

일본은 상대 투수의 미세한 습관(쿠세)까지 잡아내는 ‘현미경분석’으로 유명한데 메이저리그는 어땠나?
“메이저리그는 팀마다 색깔이 워낙 다르다. 미팅 시간이 긴 팀이 있고, 굉장히 짧은 팀이 있다. 상대 선수를 연구할 수 있는 장비나 시설은 워낙 좋다. 부지런하면 찾아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일본에서처럼 내가 낱낱이 해부되고 있다는 느낌은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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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고 시절의 오승환. 당시에는 타자로도 제법 소질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야구 외 취미 없어… 골프는 ‘백돌이’ 수준

손에서 공을 놓기 직전까지 공을 감추는 동작(디셉션)과 이중키킹(왼쪽 다리를 들고 잠깐 멈추는 듯하다 다시 올리는 것) 등이 타자들에게는 낯설었을 것 같다.
“처음 보는 동작이라 초반에는 좀 혼란을 준 것 같다. 하지만 이중 키킹 관련해서 어떤 항의도 받지 않았다. 일관적인 동작이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었다. 한국에서 프로 데뷔 초기에 심판들이 내 투구 장면을 미국에 보냈는데 ‘문제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에서 통역 구기환 씨와 함께 살았다. 해 떨어지면 밖에 나가서 할 게 아무것도 없는 곳이었다. 일본에서 뛸 때는 손님들도 많이 찾아오고, 이들과 어울리다 보면 돈도 많이 썼는데 미국에서는 돈 쓸 일이 없었다고 한다.


낯선 타국에서 아는 사람도 없어 많이 외로웠을 텐데.

“블론 세이브(세이브 실패로 승리를 날려버리는 것)를 한 날은 소맥 한잔 생각이 간절했다.(웃음) 하지만 미국에선 밤늦게 술 파는 데도 없고, 같이 마실 사람도 없었다. 집에서 고기
를 굽고 맥주 한잔 할 수도 있지만 그래 봐야 나만 손해다. 차라리 일찍 자고, 야구로 받은 스트레스는 야구를 잘해서 풀자고 생각을 바꿨다. 그랬더니 빨리 마운드에 올라가 공을 던지고 싶어지더라.”

식사는 어떻게 했나?
“주로 야구장에서 해결했다. 구단에서 요리사 두 명을 고용해 몸에 좋고 선수들이 원하는 음식을 해준다. 그래도 한국음식이 먹고 싶으면 한국식당에 가거나 집에서 밥·국·찌개나 카레 같은 걸 만들어 먹었다.”

나는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이 자리는 내가 있어야 할 자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다 이긴 경기를 블론 세이브로 날리면 동료들에게 미안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다. 하지만 이건 마무리투수의 숙명이다.”


경기가 없는 날에는 주로 뭘 하며 지냈나?

“원정경기나 이동이 워낙 많았다. 원정 도시에 가면 명승지를 찾아 다니는 선수들이 많은데 나는 주로 숙소에 틀어박혀 있었다. 기껏해야 그 지역 맛집을 찾아가 식도락을 즐기는 정도였다. 지금도 야구 외 특별히 마음 가는 취미가 없다. 골프도 치긴 하지만 자주 즐기진 않는다. 아직 백돌이(100타 이상)다.”

야구선수 중에서도 몸이 특히 좋다. ‘오승환은 운동 중독’이라는 말도 있던데.
“그런 말 들으면 좀 미안하다.(웃음)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비시즌 때는 푹 쉬고 잘 먹어서 살도 많이 찐다. 팀 트레이너의 스케줄에 따라 움직일 뿐 개인적으로 하는 건 없다. 다만 대학(단국대) 시절에 인대접합수술 받은 팔꿈치 쪽은 꾸준히 보강운동을 하고 있다.”

‘토미 존 서저리’라고 불리는 인대접합수술을 받으면 근육 힘이 좋아져 구속이 더 빨라진다던데.
“그런 발표가 나와 있다는 얘기는 들었다. 하지만 그 수술을 받아서가 아니라 수술 이후 재활을 통해 강해지는 거다. 몸에 칼 대는 게 좋을 턱이 있나. 오랜 기간 뼈를 깎는 재활 훈련을 묵묵히 버텨내야 힘이 붙는다. 똑같은 수술을 받고도 조기 은퇴하는 선수들도 많다.”

올 시즌 76경기에 나섰는데 혹사의 느낌은 없었나?
“프로에 들어온 이후 가장 많은 경기를 뛰었다. 하루 두 차례(더블헤더) 경기에 나와 모두 세이브를 올린 적도 있다. 그렇지만 무리한 등판은 없었다. 연투에 부담을 느꼈다면 감독님을 찾아가 얘기했을 것이다. 현대야구는 포지션과 역할에 맞는 틀이 있다. 그것만 지켜지면 혹사라고 할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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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오승환은 데뷔 첫해였던 2005년 셋업맨으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팔꿈치 부상을 당한 임창용을 대신해 마무리투수로 올라섰다. 그해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우승이 확정되자 포수 진갑용에게 달려가고 있는 오승환.

상대 자극 않기 위해 마운드에서 환호 자제

강정호(29·피츠버그)에게 9월 7일 홈런을 맞았다.
“실투가 아니었는데 정호가 잘 쳤다. 정호는 한국에서보다 실력이 엄청 늘었다. 어디까지 성장할지 모를 정도로 메이저리그에 적응을 잘하고 있다. 추신수(34·텍사스)는 산전수전 다 겪어서 그런지 어떤 공에도 잘 대처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투스트라이크를 잡고도 안타를 내줘 아쉬웠다. 박병호(30·미네소타)와는 시즌중 상대를 안 해봐서 잘 모르겠다.”

셋업맨으로 시즌을 시작했는데 ‘잘하면 마무리를 맡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나?
“그런 생각은 전혀 없었고 욕심도 없었다. 다만 마무리투수 로젠탈이 피로가 쌓이거나 연투했을 때 가장 먼저 그를 대체 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는 싶었다. 감독님도 ‘이제부터는 네가 마무리다’, 이런 말씀 안 하셨다. 그냥 자연스럽게 상황이 흘러갔다.”

오승환은 한국에서부터 ‘포커 페이스’로 유명했다.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림이 없는 그의 모습을 보고 타자들이 지레 질려버릴 정도였다. 트레이드마크인 ‘무표정한 표정’에는 그의 야구 철학이 담겨 있다. 일부러 표정 관리를 하는 건지 물었더니 그는 “마운드에서 웃을 일은 없지 않나. 그렇다고 인상 쓰는 것도 아니고. 경기에 집중할 뿐이다”고 했다. 좀더 구체적으로 물었다.

9회 무사 1·2루에서 올라와 병살타를 유도했다면 ‘앗싸’ 한 번 해도 되는 거 아닌가? 실제로 그런 투수들도 많고.
“병살을 잡으면 투아웃에 주자 3루가 된다. 경기가 끝난 게 아니다. 한 방 맞거나 폭투를 하면 실점이다. 더 집중해야 한다.”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도 표정이 그대로인데?
“그렇다고 마운드에서 환호할 필요 있나. 상대를 배려하는 차원이 아니라 쓸데없이 감정을 건드릴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그 타자는 다음에 또 만난다.”

매번 위기 상황을 떠안아야 하는 마무리보다 선발투수를 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나는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이 자리는 내가 있어야 할 자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다 이긴 경기를 블론 세이브로 날리면 동료들에게 미안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다. 하지만 이건 마무리투수의 숙명이다. 선발투수도 남들이 모르는 고뇌와 어려움이 있다. 모든 선수가 똑같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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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阪神) 오승환은 일본 진출 첫해였던 2014년 39세이브를 따내 한국인 최초로 구원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팬들과 한국 야구 위해 타이틀 한 개쯤 욕심나
유니폼을 벗으면 그도 준수한 청년이 된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고 장난도 잘 친다. 씀씀이도 시원시원하다. 한신 시절에는 시즌이 끝난 뒤 투수들을 전부 한국으로 초청해 폼 나는 파티를 열기도 했다. 멋있고, 운동 잘하고, 돈 잘 버는 이 ‘상남자’에게 여자친구가 없다는 게 이상할 터. 그는 걸그룹 소녀시대의 유리 등 톱스타들과 염문도 꽤 뿌렸다.

결혼에 대한 생각을 묻자 그가 주저 없이 답했다. “결혼은 나이가 들었다고 하는 게 아니다. 지금이라도 이 사람 아니면 못 살겠다면 할 거다. 하지만 지금은 야구가 먼저다. 주위에서 소개해 주는 분이 많은데 ‘이런 스타일이 좋다’는 건 없다. 남녀 관계는 만나서 필(feel)이 딱 통해야 된다.”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한 중학교 시절 오승환의 집안은 경제적으로 많이 쪼들렸다. 학부모들이 돌아가며 빵과 우유 등 간식을 샀는데 오승환의 차례가 오면 그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다녔다고 한다. 3만원 정도 하는 간식비 내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1년에 수십억 원을 버는 지금 그는 “돈을 써도 바보같이 쓰면 안 된다”는 아버지의 말씀을 새기고 있다. 은퇴 후에는 다른 선수들처럼 재단을 세워 활동할 계획도 갖고 있다. 오승환의 에이전트인 김동욱 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대표는 “자선·재능기부·장학 활동이 대부분인 기존 스포츠 스타 재단과는 좀 다른 일을 해 보고 싶다. 펀드 운영과 투자 등 재무 분야 쪽에 관심이 있다”고 소개했다.

내년 목표에 대해 물었다. 오승환은 “세이브는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팀이 이겨야 기록이 쌓인다. 스프링캠프에서 또 어떤 선수가 튀어나올지 모른다. 그래서 내년 성적을 예상하긴 어렵다. 하지만 응원해주시는 팬들과 한국 야구를 위해 타이틀 하나는 따고 싶다”고 했다.

그가 겨냥할 수 있는 타이틀은 당연히 ‘최다 세이브’다. 올 시즌 내셔널리그 구원왕에 오른 주리스 파밀리아(뉴욕 메츠)는 51세이브를 올렸지만 평균자책점(2.55)은 오승환(1.92)보다 못하다. 오승환이 내셔널리그 세이브 1위에 오른다면 세계 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한·미·일 소방대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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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자게임 수퍼 마리오 캐릭터로 변신한 오승환(오른쪽).

글 정영재 스포츠 선임기자 jerry@joongang.co.kr
사진 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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