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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영 기자의 패킹쿠킹] ⑪ “밖에서 놉시다” - 혼자 하는 캠핑, 솔로 캠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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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어느 멋진 날을 혼자 만끽하고 싶어서 솔로 캠핑을 갔습니다. 여럿이서 어울리는 시간도 좋지만 가끔은 혼자이고 싶은 그럴 때가 있으니까요. 혼밥과 혼술에 익숙해서인지 혼자서 떠나는 여행도 두려워하는 편이 아닙니다. 때때로 "저 사람 혼자 왔나 봐"라는 시선이 느껴지긴 하지만 괜찮습니다. 나는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으니까요.

평소보다 먹거리도 간소하게, 짐도 가볍게 꾸려 배낭 하나만 챙겨 나섭니다. 장소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노을 캠핑장입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노을캠핑장은 한강 가까운 높은 언덕에 위치하고 있는데 사이트가 널찍하고 화장실, 샤워실 등의 편의시설이 깨끗하고 관리가 잘 되어서 많은 캠퍼들이 선호하는 곳입니다. 다만 예약하기가 힘든 곳인데 예약 전쟁에서 빠르게 움직여 운 좋게도 하룻밤 머물 기회를 얻었습니다.

느릿느릿하게 움직여도 한 시간 안에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주차장에서 캠핑 사이트까지 걸어 올라가도 좋지만 친환경 전기 차인 맹꽁이 차를 타고 이동합니다. 파란 하늘과 리드미컬하게 흔들리는 억새 사이를 가을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달려갑니다.

달팽이집만 한 텐트를 치고 앉아 계속하는 일이라곤 멍 때리기밖에 없습니다. 딱히 완수해야 할 계획이 없으니 천천히 책을 읽고, 커피를 마시고, 하늘을 바라봅니다.

주위가 어두워지니 여기저기서 도란도란 다정한 이야기들이 많이 들려옵니다. 가족과, 연인과, 친구들과 온 사람들 중에 나 혼자만 섬처럼 떠있는 느낌입니다. 혼자인 시간을 충분히 보냈다 생각하니 괜히 몇몇 이들이 그리워지네요. 혼자 떠나는 시간이 좋은 이유는 주변의 내 사람들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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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진영 기자의 패킹쿠킹] 더 보기
① "요리를 합시다." 파인애플 새우 구이
② "요리를 합시다." 가자미술찜

③ "요리를 합시다." 골뱅이 튀김
④ "요리를 합시다." 마시멜로 샌드위치 - 스모어
⑤ "요리를 합시다." 맥주 수육
⑥ "요리를 합시다." 계란 옷 입은 만두, 에그넷
⑦ "밖에서 놉시다" 하늘을 지붕 덮는 밤, 백패킹
⑧ "요리를 합시다." 피맥을 부르는 만두피 피자
⑨ "요리를 합시다." 우와! 우아한 브런치
⑩ "요리를 합시다" - 뜨끈한 국물이 생각날 땐, 밀푀유 나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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