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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로 늘어나는 소방관 폭행…인천소방, 강력 대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6일 오전 8시40분쯤 인천 남구에서 "친구가 다쳤으니 빨리 출동해 달라"는 신고가 119구조대에 신고됐다. 현장으로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A씨(23)를 발견했다. 술에 취한 그는 손에 피를 흘리고 있었다. 구급대원들이 치료하기 위해 다가가자 A씨는 폭력을 휘둘렀다. 그의 발길질에 B(30) 소방사가 가슴을 심하게 맞았다. 인천소방본부는 A씨를 소방 활동 방해죄로 조사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

출동한 구급대원을 폭행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18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2013년 4건이던 구급대원 폭행사건은 2014년 6건, 2015년 14건으로 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도 현재까지 10건의 구급대원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대부분 술에 취한 이들이 벌인 일이라고 인천소방본부는 설명했다.

한 구급대원은 "물리적 폭력은 물론이고, 언어폭력도 수시로 발생한다"며 "가해자가 만취상태인 탓에 대부분 신고하지 않고, 참고 넘어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럴 경우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이 심해질 수 있다. 이에 인천소방본부는 올해부터 구급대원 폭행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전담 변호사를 채용했다. 또 소방사법팀을 신설해 구급대원을 폭행한 이들을 조사한 뒤 검찰에 송치하고 있다. 실제로 인천지법은 지난 1월 구급대원을 폭행하고 구급차를 파손한 남성에게 징역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전에는 주취자라는 이유로 훈방 조치하기도 했지만 앞으로 철저하게 법에 따라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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