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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기억 안난다는 문재인 발언 황당” 더민주 “회고록에 반기문 칭송…의도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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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17일 인천에 있는 ‘디와이’라는 회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은 북한 덕분에 존속하는 정당”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색깔론 용납 못하지만
문 전 대표도 명확하게 얘기해야”

‘송민순 회고록’에 나오는 “2007년 11월 20일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과정에서 북한에 의견을 물었다”는 내용과 관련해 새누리당이 공세에 나오자 정면으로 반격에 나선 양상이다. 그는 “(여당이) 경제위기와 민생 파탄, 우병우·최순실 국정 농단과 비리를 덮기 위해 남북 관계를 정쟁으로 끌어들인다”며 “용서할 수 없는 행태이고,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허구한 날 종북 타령과 색깔론을 국정 운영의 동력으로 삼고 있으니 경제와 민생이 이렇게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게 정권 교체가 필요한 이유”라고도 했다.

하지만 2007년 당시 사실관계에 대해선 “잘 기억이 안 난다”고 나흘째 답변을 피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회사의 요청이라는 이유로 취재진도 2명으로 제한했다. 한 핵심 측근은 “문 전 대표가 직접 나서면 정쟁만 키워준다”며 “최종적으로 논란을 끝내는 순간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종전의 ‘대북결재TF’를 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정갑윤 의원)로 확대 발족하는 등 압박을 가속화했다. 김성원 대변인은 “문 전 대표의 ‘기억나지 않는다’는 발언은 너무 황당하고 말문이 막힐 지경”이라며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선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을 반대하는 것은 생각을 북한과 같이하고 있다는 것”(조원진 의원), “북한의 시녀 정권”(이장우 의원), “김 부자의 성실한 아바타”(최연혜 의원) 등의 발언이 쏟아졌다.

이에 더민주 추미애 대표도 최고위에서 “새누리당이 이성을 잃었다. 마녀사냥하는 행태를 묵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범계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서 “(회고록에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 관해 칭송하는 대목이 나온다”며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문 전 대표가 명확한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가진다. 색깔론으로 매도하는 정부와 여당, 청와대도 용납할 수 없다”(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는 양비론을 폈다. 안철수 전 대표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권결의안은 찬성하는 게 맞았다”고 지적했다. 국회 정보위원회는 오는 19일 국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송민순 회고록’에 관한 사실관계를 보고받기로 했다. 다만 새누리당이 요구한 김만복 전 국정원장에 대한 증인 채택은 불발로 끝났다.

강태화·최선욱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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