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아내가 떠나기 전 남편이 한 슬프고도 감동적인 이벤트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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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리바이스를 마지막으로 떠나보내는 디마르코. [사진 Peter DeMarco]

피터 디마르코(Peter DeMarco)가 그의 아내 로라 리바이스(Laura Levis)를 떠나보내며 지금까지 아내의 마지막을 함께 해준 친구와 병원 직원들에게 보낸 감사의 편지가 세계인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NBCㆍ뉴욕타임스 등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린 디마르코와 그의 아내의 사연을 최근 보도했다.

악성 폐렴으로 병상에 있는 리바이스를 위해 남편 디마르코는 세상 하나뿐인 아내에게 힘을 불어넣어 줄 일을 해주기로 마음먹었다.

디마르코는 아내의 인생 속 등장했던 모든 인물에게 전화를 걸어 “혹시 병원으로 와서 아내에게 응원 메시지를 줄 수 있겠느냐”고 요청했다. 그는  아내의 어린 시절 친구, 직장 동료, 헬스장에서 만난 친구. 동호회 멤버, 이웃 등 지인 50여명에게 모두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뒤 많은 사람들이 도착했고, 병원의 대기실과 복도를 가득 채울 만큼 많은 이들이 방문을 했다. 한 병원 관계자가 “이렇게 많은 방문객을 이제껏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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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아름다웠던 추억. [사진 Peter DeMarco]

디마르코는 병원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이들을 위해 아내가 생전 가장 좋아했던 나초와 사이다를 사와서 대접했다. 결혼식에서 들러리를 맡았던 친구인 멜리사 캐플런은 모두를 위해 기타 연주를 했다. 사람들은 돌아가며 리바이스와의 추억을 이야기 했고, 가족들과 깊은 포옹을 나눴다.

디마르코는 “사람들의 사랑이 우리의 결혼식보다 더 크게 흘러넘친 날이었다. 아내와 내가 함께 나눈 날들 중 최고의 날 중 하나였다”고 했다.

그리고 그들은 한 사람씩 리바이스 곁에 앉아 손을 잡으며 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들려줬다. 병실 안은 두 사람의 추억이 가득 담긴 사진이 채워져 있었다. 2년 전 아름다웠던 결혼식부터 사랑하는 동물들, 아일랜드 여행의 기억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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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함께 여행 중인 두 사람. [사진 Peter DeMarco]

디마르코는 “분명 아내가 그 얘기를 다 듣고 느끼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귀가 아닌 그녀의 아름다운 영혼으로 이야기를 느끼고 있었다”고 말했다.

리바이스의 장기 기증 수술을 앞두고 디마르코는 가족과 의료진에게 아내 곁에서 아무런 방해 없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주겠냐고 요청했다. 리바이스는 생전 죽기 전 장기 기증을 하고 싶다고 했던 터였다. 즉 장기 기증 수술은 리바이스가 이번 생을 마감한다는 걸 의미했다.

디마르코는 아내 곁에서 마지막으로 쪽잠을 잤다.  디마르코는 “그녀에게 ‘당신 너무 아름다워’라고 말을 건넸다. 그녀의 심장 소리를 들었고 그녀의 숨소리를 들었다. 내 아내와의 마지막으로 달콤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리바이스는 서른 넷, 짧고도 아름다웠던 인생을 마쳤다.

디마르코는 아내를 보낸 뒤 마지막을 함께 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썼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로라 리바이스를 아껴주신 분들께 모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로라는 우주와 차원과 존재 기반이 바뀐다 해도 영원히 내 아내이자 최고의 친구이고 영혼의 동반자일 것”이라고 했다.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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