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혈…느낄땐 이미 중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의사들은 임상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흔한 증상의 하나로 빈혈을 꼽는다. 제38차 대한내과과학의 학술대회(24∼25일, 워커힐호텔)에서도 이에대한 심포지엄이 열려 빈혈의 중요성이 다시한번 강조되었다. 빈혈이란 말 그대로 피가 모자라는 상태다. 그중에서도 산소운반 작용을 하는 적형구, 더 엄밀히 말해 혈색판(헤모클로빈)가 정상보다 감소되어있는 상태를 말한다.
빈혈의 판정기준은 연령·성별등에 따라 다르나 대개성인남자는 혈액1백ml당 혈색소가 12g,여자는 11g, 6세이하는 10g이하일 경우, 또는 적혈구용적(헤머토크릿)이 성인남자 34%,여자 31%이하일때 빈혈로 판정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빈혈은 서서히 만성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증상을 느꼈을 때는 이보다 더 심하게 저하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빈혈은 그 자체도 문제지만 대개 심각한 원인질환에 의한 것일 수 있으므로 정확한 원인규명이 필요하다.
빈혈의 증상은 피부창백이 가장 특징적이며 이밖에 심계항진 (심장이 빨리 뛰는 것) 호흡곤란·신경과민·피로감·식은땀·두통·현기증·식욕저하등을 들 수 있다. 그러면 빈혈은 왜 생기는가.
이것은 적혈구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경우와 만들어진 적혈구가 몸 속에서 오래 있지 못하고 빨리 깨지거나 몸밖으로 빠져나가는 경우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적혈구는 골수(뼈속)에서 만들어진후 혈관으로 나와 1백20일정도 일(산소운반)을 하다가 비장에서 수명을 마친다.
만약 재료 (철분을 비롯한 비타민·단백질등)가 부족하거나 공장(골수) 에 이상이 있을 경우에는 적혈구를 충분히 만들지 못하는데, 주재료인 철분이 없는 경우를 철결핍성 빈혈, 공장에 고장이 있는 경우를 재생부양성 빈혈이라고 한다.
철결핍성 빈혈은 빈혈중에서·가장 많은 것으로 한국인의 경우 일반 성인남자의 2·8%,성인여자의 11·3%가 이 같은 빈혈이며, 위장관출혈·생리과다·자궁출혈등 혈액과 다 손실, 철분의 섭취부족, 체내철분흡수장애, 철분요구량 증가등이 요인이 된다.
철분이 많은 대합·굴·쇠간·쇠 콩팥을 비롯해 녹색야채·계란노른자·콩· 호두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우선의 해결책이다.
재생부양성 빈혈은 골수의 기능저하로 적혈구를 비롯해 백혈구·혈소판을 생산할 수 없어 염증에 갈 걸리고 출혈도 잘된다.
이의 치료는 골수이식을 비롯해 항임파구 글로블린 (ALG) 등에 의한 면역억제 요법, 수혈등의 방법이 쓰이고있다. 골수이식의 경우 국내에서는 카롤릭의대·서울대의 대등에서 시행하고 있으며 대체적인 생존율은 70∼80%로 알러져 있다.

<신종오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