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셔먼에 “사드 목표, 북·중 어디냐” 새누리당 “미묘한 현안 공개 질문 부적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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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 셔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웬디 셔먼 전 미국 국무부 정무담당 차관에게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와 관련해 직접 질문한 데 대해 12일 새누리당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제1야당 대표가 전직 미 정부 차관에게 사드 배치 목표 등을 공개 석상에서 질문한 것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셔먼 전 차관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미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차기 국무장관 등 에 기용될 가능성이 큰 인물로 꼽힌다.

추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17회 세계지식포럼에서 셔먼 전 차관의 강연이 끝나자 영어로 질문을 던졌다. 추 대표는 “저는 한국 더불어민주당의 대표다. 사드 배치의 목표가 뭐냐. 중국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냐, 북한의 ICBM이냐”고 물었다. 셔먼 전 차관은 “사드 배치는 미국과 한국 간 합의로 결정된 것으로 북한 미사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서이지 중국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추 대표는 중국의 반발에 대한 미 측 입장도 물었다. 추 대표는 “중국은 미국이 핵 강화를 위해 사드 배치를 하는 게 아니냐고 인식한다”며 “비핵 확산 노력에 부정적 영향이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셔먼 전 차관은 “물론 중국에서 걱정하고 싫어하는 것을 이해한다”며 “하지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중국과의 대화는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는 데 매우 중요하고 북한 관련 우려와 관련해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에도 중국이 중요하다” 고 덧붙였다.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은 12일 “야당 대표로서 미묘한 외교 현안을 공개적으로 묻는 것이 국익에 어떤 도움이 될지 유감스럽고 적절치도 않다”고 지적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사드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냐, 북한을 겨냥한 것이냐는 문제는 우리 정부가 수십 차례 북한을 겨냥한 것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며 “차기 미 정부의 국무장관 얘기가 나오는 인물과 나누고 싶은 용건이 있었다면 점잖게 개인 면담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탁·채윤경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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