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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버스가 왔다, 산골 아이들 행복한 운동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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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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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학교를 직접 방문해 운동회를 열어주는 ‘스포츠 버스’가 12일 강원 평창군을 찾았다. [평창=김원 기자]

12일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에 자리잡은 미탄중학교. 이른 아침부터 인근 용전중·계촌중·미탄중의 학생 100여 명이 모였다. 학생 수가 적어 통폐합 위기에 몰린 3개 학교는 지난 2013년부터 매년 10월 연합체육대회를 하고 있다. 세 학교의 앞글자를 따 ‘용·계·미 체육대회’라고 부른다.

대한체육회, 3년째 복지 사각지대 방문
첨단 시설 활용 다양한 스포츠 체험

올해는 반가운 손님이 함께 했다. 움직이는 체육관 ‘스포츠 버스’가 미탄중을 찾았다. ‘스포츠 버스’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함께 마련한 스포츠 복지 사각지대 해소 프로젝트다. 도서·산간 등 스포츠 소외지역을 돌며 아이들에게 뛰어놀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지난 2014년 9월 시작됐다. ‘찾아가는 우리 동네 운동회’라는 콘셉트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이 사업을 위해 기부한 ‘스포츠 버스’ 2대는 지난 3년 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다. 2014년 13개교에서 행사를 진행했고, 지난해에는 44개교로 규모가 확대됐다. 올해는 이달 말까지 전국 40개 학교를 돌 예정이다. 미탄중은 올해 37번째 방문 학교다. 이날 행사에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 인형도 등장했다. 학생들은 마스코트 주위에 모여들어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 했다. 스포츠 재능기부를 위해 전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이경영(35)씨와 2014년 소치 겨울 패럴림픽에서 시각장애인 양재림의 가이드를 맡았던 이지열(30)씨도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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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를 접할 기회가 적은 중학생 100여 명이 공굴리기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평창=김원 기자]

학생들은 모처럼 학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줄다리기·짝피구·6인7각 릴레이 등을 즐겼다. ‘스포츠 버스’ 체험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버스 안에는 최첨단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스포츠 체험존, 신체균형 상태를 측정하는 장비가 갖춰진 체력 측정존, 터치스크린을 활용해 건강 관리법 등을 볼 수 있는 디지털 전시존 등이 마련됐다. 체육대회가 끝나가자 학생들은 행사 진행자를 붙잡고 “내년에 또 와 달라”고 부탁했다.

‘스포츠 버스’는 지원 대상인 전국 400여 개 학교 중 10분의1 정도인 40개 학교를 방문한다. 김연수 대한체육회 생활체육지원부 차장은 “학교와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아 사업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스포츠 푸드트럭’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지방의 엘리트 선수들에게 태릉선수촌 식사를 제공하고, 스포츠 스타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박창선 미탄중 교장은 “다양한 스포츠를 접하기 어려운 시골 학생들에게 ‘스포츠 버스’ 가 꿈을 심어줬다”고 말했다.

평창=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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