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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선사고를 모의훈련으로 조작…인천 2호선 책임물어 인천교통공사 간부 해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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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하철 2호선 탈선 사고를 모의훈련인 것으로 조작해 국토교통부와 인천시에 보고한 인천교통공사 본부장 2명이 해임됐다. 이중호 사장 등 나머지 임원 3명도 이번 일에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했다.

인천교통공사는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시 감사결과에 따라 사장 직권으로 이날 A 경영본부장과 B 기술본부장 등 2명을 해임했다고 밝혔다. 또 종합관제소장 등 간부 2명을 중징계하고 허위문서 작성 등에 연루된 4명을 경징계하기로 했다. B기술본부장 등 은폐·조작에 적극 가담한 4명은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이 사장과 영업본부장, 상임감사 등 나머지 임원 3명도 이날 유정복 인천시장에 사의표명을 하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8월 말 취임한 이 사장의 임기는 3년이다. 상임감사와 영업본부장의 임기도 각각 내년 3월, 2018년까지다. 이들의 사표 수리 여부는 유 시장이 결정한다.

이 사장은 "전동차 탈선사고의 허위보고로 시민들에게 상실감과 실망을 안겨 죄송하다"며 "앞으로 시민 안전과 투명한 업무 처리를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애·고장·사고 등이 발생하면 즉시 알리고 허위·축소·은폐 보고자는 최고 수위로 엄중 문책하겠다고 했다. 또 교통공사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거짓없는 정직한 업무 추진을 위한 서약서'를 작성하고 위반하면 책임지도록 하기로 했다.

인천지하철 2호선 탈선 사고는 지난 8월 7일 오후 9시 30분쯤 운연역 차량기지에서 발생했다. 정비를 마친 차량을 기관사가 수동운전으로 선로로 옮기는 과정에서 갑자기 선로가 변경돼 전동차의 뒷바퀴가 탈선했다.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교통공사는 다음날 언론 브리핑을 열고 "실제상황을 대비해 역량을 키우고 예고 없이 치른 불시 훈련"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또 "극소수 간부들만 훈련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현실성을 높이기 위해 훈련 대상 전동차를 일정 간격으로 틀어놓아 실제 탈선한 것처럼 꾸며놨다"고도 했다. 교통공사는 이런 내용의 훈련결과보고서를 작성해 국토교통부와 인천시에도 허위 보고를 했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 당시 탈선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거짓말이 들통났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에 송구하다"며 "교통공사에서 해선 안 될 일을 한 만큼 철저하게 조사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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