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990년대 워싱턴 섹스 전쟁 재점화 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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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미국 대선후보 2차 TV토론장이 1990년대 정치판으로 회귀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섹스, 거짓말과 빌 클린턴’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오늘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판을 정상이 아닌 상태였던 1990년 후반의 미국 정치판으로 되돌리기로 마음 먹었다“고 했다.

최근 음담패설 녹음파일 공개로 위기에 몰린 트럼프는 예고대로 토론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을 주요 공격 소재로 삼았다.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남편인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인 1998년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와 부적절한 불륜 사실이 드러나면서 탄핵위기에까지 몰렸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나는 말만 했는데 그(빌 클린턴)는 행동으로 옮겼다. 그가 여성에게 한 짓은 성학대”라고 주장했다.

토론에서 트럼프는 클린턴 전 대통령을 12번 언급했는데 그 중 10번이 성추문과 연관된 것이었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1990년대 워싱턴 정가의 섹스 전쟁을 재점화하려고 했다”며 “2016년을 사는 미국인 대부분에 (빌 클린턴의 성추문이) 이슈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음담패설이 담긴 녹음파일이 폭로되면서 위기에 몰라자 클린턴 전 대통령을 단지 밝히는 남성이 아닌 ‘성폭행범’이라고 몰아붙이며 물타기를 시도했다.

궁지에 몰린 트럼프가 토론장을 진흙탕 싸움장으로 만들면서 탈출구를 모색했지만 효과가 있었는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클린턴은 “그들은 저급하게 가지만 우리는 고상하게 가자”는 미국 영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의 발언을 인용하며 트럼프의 성추문 공격을 깎아내렸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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