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의 드라머 베스트10|환호·탄성…땀쥔 86 명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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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스포츠의 묘미는 드릴과 서스펜스에 있다. 대단원의 막을 내린 서울아시아드는 각종 신기록과 새로운 아시아의 스타들이 탄생하는 가운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 감동의 드라머를 연출했다.
수많은 관중들은 숨을 죽이며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따라 일제히 시선이 옮겨지며 파인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환호와 탄성을 발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의 극적인 명승부 10건을 뽑아보았다. <편집자주>

<대회 최대이변 남탁구 단체전|24일 서울대체>
한국탁구가 세계탁구에 충격을 준 이번대회 최대 이변의 하나. 71년 나고야 세계대회이후 15년동안이나 세계를 주름잡아온 최강 중공아성을 한국이 통쾌하게 깨뜨린것이다.
사투시간 5시간18분, 스코어는5-4, 한국의 승리. 5천여관중은 숨을 죽이며 역사적인 순간을 지켜보았다.
김완 안재형의 수훈으로 4-1까지 앞서나가던 한국은 잇달아 3단식을 빼앗겨 순식간에 4-4. 마지막 단식에 나선 안은 셰이크핸드공격형인 혜균과 접전 끝에 25-23으로 첫세트를 따낸후 둘째세트를 힘없이 12-21로 내줘 패색이 짙었으나 끈질긴 드라이브와 코너를 찌르는 두뇌플레이로 마지막 세트를 21-16으로 장식,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순식간에 경기장은 승리의 환호로 가득찼으며 안재형은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부상했다.

<리녕도 손든 묘기 권순성 체조정상|24일·올림픽공원>
체조에서의 금메달은 하늘의 별따기. 특히 남자의 경우 세계최고수준의 중공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높은 벽을 한국이 허물었다. 그것도 세계챔피언 「리닝」을 잡은것이다.
남자개인평행봉- 관중들은 전광판을 주목했다. 반짝이는 불빛은 9.75점. 순간 우뢰같은 박수가 터져나왔다. 한국 권순성의 승리였다.
「리닝」과 재주를 겨룬 권은 역회전 십자돌기등 고난도의 기술을 무리없이 구사, 뜻밖의 실수를 한「리닝」올0.35점차로 제쳤다.

<아주인어 최윤희 세키도도전 일축|26일·잠실수영장>
아시안게임 2연패를 노리는 「아시아인어」 최윤희와 일본의 「세키도」(관호)의 대결.
최고기록에서는 「세키도」가 0.05초 앞서는것으로 나타났으나 백중세로 예상되었었다. 예선에서도 두선수는 최선을 다하지않은채 조2위로 통과, 결승에서 격돌케 되었다.
결과는 최의 압승. 출발부터 앞선 최는 줄곧 「세키도」를 리드한 끝에 2분18초33으로 1위를 차지, 은퇴 경기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아시안게임 2연패의 위엄을 달성했다.

<유남규 탁구제왕 최강 강가량 격파|28일·서울대체>
10대챔피언 유남규가 탄생된 날. 세계최강인 중공의 강가량과 맞선 유는 단체전의 부진을 만회하려고 마치 신들린 듯 강을 몰아붙였다.
날카로운 드라이브로 전진속공형인 강과 부닥친 유는 조금도 꿇리는 기색이 없이 과감하게 맞서 세트스코어 2-2까지 나아갔다.
극적인 상황은 마지막세트 10-18에서 나타났다.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유의 기세에 강이 주춤거리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스코어는 20-20. 당황한 강은 이 중요한 고비에서 실수를 연발해 유에게 승리의 월계관을 넘겨주었다.

<사이클 동시골인 사진이 가린 15cm|28일·서울대공원>
순환코스 5바퀴를 도는 64km레이스에서 6명의 선수가 동시에 골인, 사진판정기로 우승자를 가렸던 빅 이벤트.
한국의 김경숙 손약선 김정화와 중공의 주리·여옥아·진옥하등이 마지막까지 치열한 레이스를 전개, 육안으로는 도저히 구별이 안되었다. 결국 김경숙이 우스했지만 기록은 똑같이 2시간5분22초. 15cm차이의 승리였다.

<하키종주국 바꾼 파키스탄전 역전|29일·성남공설운>
외신의 평 그대로 세계 하키의 대혁명.
비인기종목으로 그늘에 가려있던 남자가 세계남자하키를 지배하는 파키스탄을 깨뜨리고 세계정상으로 도약한것이다. 2-1역전승. 파키스탄은 올림픽 3회우승을 비롯, 아시안게임 4연패를 이룩한팀으로 하키를 국기로 삼고 있는 강국.
전반21분께 첫골을 허용했던 한국은 골게터인 김만회의 어시트와 이날 수훈감인 김종렬이 34분과 후반18분께 2골을 뽑아 극적인 역전승을 이룩했다.

<3시간14분 혈전테니스 복남제패|1일·올림픽공원>
국체대회에서도 드문 대혈전. 마지막세트 스코어 17-15가 말해주듯 한국의 유진선-김봉수조와 중공의 유수화-마극권조는 하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공반전을 전개했다.
6-3, 4-6으로 한세트씩을 주고받은 양팀은 3세트에서 엎치락뒤치락을 계속하면서 게임스코어 14-14까지 나아갔다.
이 29번째 게임을 잃은 한국은 기적같은 5점을 따내 극적으로 30번째 게임을 따내 15-15로 만들고 마극동의 더블폴트범실과 유-김의 칼날같은 패싱셧으로 두게임을 따내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경기시간은3시간14분.

<한국판 졸라버드 임춘애 3판왕에|3일·메인 스타디움>
한국의 「졸라·버드」임춘애가 탄생된 대역전 드라머.
아시아최고기록보유자인 중공의 양류하의 꾼질긴 견제를 받아가며 2, 3위권을 맴돌던 임은 마지막 한바퀴를 남기고 스퍼트를 시작, 동료인 김월자와 함께 양을 바짝 따라붙은후 마지막 1백m를 남기곤 추월, 50까지점부터 승리를 굳혔다.

<육상백m 라이벌 비베가, 우샤제압|4일·주경기장>
대회6관왕을 호언하던 인도의 「우샤」가 필리핀의 라이벌 「베가」에 의해 최초로 브레이크가 걸린 한판.
4백m허들과 2백m 우승에 이어 세번째 금메달을 노리던 「우샤」는 「베가」에게 우승을 넘겨주어야만 했다.

<옛라이벌의 한판 한국-이란 축구전|1일·부산>
한국단독우승의 최대고비가 되었던 일전. 줄기차게 쏟아지는 빗속에서 벌어진 이날 경기에서 양팀은 연장전까지 벌이는 1백20분간의 혈전을 펼쳤으나 1-l로 무승부, 승부차기 끝에 5-4로 신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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