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사관학교 지원 사업 문제 대안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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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청소년들이 정부 지원금으로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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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건전재정 가디언즈 4기’ 시상식에서 ‘얘들아, 학교가자’팀이 경제부총리상을 받았다. 왼쪽부터 우형건씨, 송언석 기재부 2차관, 윤명재씨, 박소영씨. [사진 국가경영전략연구원]

건국대 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윤명재(23)씨는 학업중단·가출 등으로 학교를 그만둔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취업사관학교 지원 사업의 효과가 궁금했다. 지원 대상이 되는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사업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전재정 가디언즈 경제부총리상
윤명재씨 등 ‘얘들아, 학교가자’팀

윤씨는 우형건(23·중앙대 정치외교학과)·박소영(23·여·동국대 전기전자공학과)씨와 함께 이 사업을 파헤치기로 했다. 7월부터 전국 각지를 돌며 발품을 팔았다. 사업 주관 부처인 고용노동부가 있는 세종시를 비롯해 각 지역에 산재된 취업사관학교 운영기관, 청소년 쉼터 등을 찾아 담당 공무원, 청소년 등을 만났다.

윤씨는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운영기관은 해당 학생을 충원하는 것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청소년들에 학업 의지를 심어주지도 못했다. 일부 청소년은 1인당 30만원의 지원금을 받아 음주·흡연과 같은 일탈 행위에 썼다.

윤씨 등은 ▶취업사관학교 입교 시 의무적으로 자격증 취득 ▶현금 대신 카드로 자립지원금 지급 ▶모집 방식이 아닌 학생들의 지원 방식 도입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윤씨가 팀장을 맡은 ‘얘들아, 학교가자’팀은 이런 노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화재보험협회에서 열린 ‘건전재정 가디언즈 4기’ 최종보고대회 및 시상식에서 경제부총리상을 수상했다. ‘건전재정 가디언즈’는 대학생들이 국가 재정 낭비사례를 조사하고 개선안을 찾는 프로그램이다. 국가경영전략연구원(원장 최종찬)이 주최하고 기획재정부·한국조세재정연구원·중앙일보가 후원한 행사는 ‘청년 일자리 사업’을 주제로 진행됐다.

100명의 대학생이 25개 조로 나뉘어 세금 낭비 사례를 찾았다. 남대건(24·고려대 정치외교학과)씨 등으로 이뤄진 ‘세(稅)만금’팀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상을, 지동훈(23·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씨 등으로 구성된 ‘예좀봐’팀은 중앙일보 대표이사상을 수상했다. 송언석 기재부 2차관은 “청년들이 제기한 여러 제안이 실효성있는 정책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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