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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산 침대축구 격파법? '칼자루를 쥐어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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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자루를 쥐어라!'

카타르 침대축구 격파법이다. 한국축구대표팀은 6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카타르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3차전(JTBC·JTBC FOX SPORTS 생중계)을 치른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에 도전하는 축구대표팀은 카타르산 '침대축구'를 극복해야한다. 한국은 지난달 6일 시리아와 최종예선 2차전에서 침대축구에 고전하며 득점없이 비겼다. 시리아 골키퍼 이브라힘 알메흐가 신개념 침대축구를 펼쳤다. 작은 충돌에도 수차례 넘어지며 시간을 끌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유럽 축구에서 약팀들은 수비 전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지 침대축구를 펼치지 않는다. 침대축구는 실력과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제 살을 깎아먹는 후진축구다"고 쓴소리를 했다.

중동국가들은 유독 심하게 침대축구를 펼친다. 김동환 한국외대 아랍어과 교수는 "이슬람 상인들은 자신이 아쉬운 상황이 아니라면 좀처럼 먼저 움직이지 않는다. 성격이 급한 한국 상인들이 그들의 상술에 말리기도 한다"며 "이슬람 문화에서는 율법과 규율에 어긋나지 않으면 남의 시선을 개의치 않는다. 침대축구 또한 승리로 가는 접근 방식 중 하나로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완 SBS 해설위원은 "중동에서는' 경기 중 넘어진 선수에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워주면 ‘손이 아프다’며 다시 드러눕는 장면도 흔히 볼 수 있다"면서 "어린 시절부터 이런 경기 방식에 익숙해진 결과다"고 말했다. 중동에서는 유소년 축구에서도 침대축구가 등장하기도한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침대축구의 1차 목표는 승리보단 지지 않겠다는 것"이라면서 "중동팀들은 침대축구뿐만 아니라 밀집수비와 거친 파울, 카운터 어택까지 '4종 세트'를 한꺼번에 구사하기 때문에 더 까다롭다"고 덧붙였다.

중동 팀의 침대축구에 잘못 휘말리게 되면 우리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진다. 흐름이 자꾸 끊기면 경기 몰입도가 떨어지고, 심리적인 압박감은 커진다. 이게 바로 침대축구를 구사하는 중동 팀들이 원하는 바다.

침대축구는 예방이 최선이다. 최강희 감독은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여 선취골을 얻어내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라면서 "이제껏 만나본 중동팀들은 지고 있을 땐 단 1초도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동환 교수도 "우리가 칼자루를 먼저 쥐고 있어야 상대가 드러눕지 못한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시간에 쫓기면 어려운 경기를 하는 만큼 경기 초반 득점에 승부를 보겠다"고 출사표를 밝혔다. 손흥민(24·토트넘)도 "선제골이 관건이다. 이번엔 침대축구를 못하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적인 4-1-2-3 포메이션을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27·스완지시티)과 구자철(27·아우크스부르크)이 스리톱 손흥민·석·현준(25·트라브존스포르)·지동원(25·아우크스부르크)을 지원하며 파상공세를 펼치는 전술이다.

유상철 JTBC 해설위원은 "선제골을 넣으면 좋지만 빨리 골을 넣어야한다는 조급함은 경계해야한다. 경기가 안풀리거나 먼저 실점했다면 기성용 등을 중심으로 템포를 끌어올릴 방법부터 찾아야한다"고 조언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우리 선수들은 흥분하지 말고 논리 정연하게 심판에게 어필해야한다. 심판이 추가시간을 엄정하게 늘려주거나 경고를 주는게 약간의 완화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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