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는 타오른다|86아시안게임 앞으로 12일(8)-보도전쟁 24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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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서울 삼성동 한전별관에 자리잡은 메인 프레스센터(MPC).
사이클 남자 1백km 단체도로 경기에서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이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조용하던 실내가 갑자기 소란해지며 북새통을 이룬다.
『딱 따다닥 따닥』-. AP등 4대 통신사가 제 1보를 타전하는 소리와 함께 국내외 보도진들이 통일로 경기현장에 나가 있는 자사기자를 호출, 상보를 요구한다.
연방 울려대는 전화벨소리, 영어·일어·중국어가 뒤섞인 격앙된 목소리.
「보다 빠르게, 정확하게, 재미있게」를 겨루는 전세계 보도진들의 뜨거운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현장이다.
6일 MPC와 아시안게임 방송센터(ABC)가 문을 열면서 취재진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번 대회에 취재를 신청한 신문·통신·잡지기자는 8일 현재 2천42명(국내 1천1백35명, 외국 9백7명)이며 방송 보도진은 2천2백58명(국내 1천7백99명·외국 4백59명)으로 모두 합쳐 4천명을 훨씬 넘고 있다.
이 엄청난 인원은 31개국 6백9개 기관(인쇄매체), 29개국 42개 기관(방송매체)으로부터 파견됐다.
또 이와는 별도로 소련·동독·베트남 등 3개 공산국가에서도 각각 2∼3명 규모의 취재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각국의 언론들이 뜨거운 관심을 갖는 것은 86아시안게임의 보도가 2년 후에 있을 88올림픽의 리허설과 같은 의미가 있기 때문에 한국 소개 및 경험축적을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인쇄매체의 경우 국내 보도진을 제외하면 일본 공동통신이 52명, 중공 신화사 통신이 30명을 파견, 인원수가 가장 많다.
아시안게임 총 취재비용으로 1억 엔을 투입하는 공동통신은 지난 6월초와 8월초 한국어에 능통한 기자 2명을 선발대로 파견했다.
AP통신도 다른 경쟁사의 두 배에 가까운 42명을 파견하는데, AP 서울지국의「화이트」기자는『유럽에 나가있는 명 스포츠기자「시돈즈」씨까지 동원했다』고 털어놓았다.
대회 조직위가 이미 받은 약 1백만 달러의 방영권료 가운데 70만 달러를 내놓은 일본 NHK는 대 방송국답게 본국에서 직접 중계차까지 갖고 들어올 예정이다.
방송매체의 경우 NHK(53명)에 이어 말레이지아 RTM-TV3(35명), 중공 CCTV(15명), 미국 NBC(39명), 서독ARD(23명)등이 많은 보도진을 파견한다.
미국의 타임지는 태릉훈련원을 탐방, 현지 르포 및 선수 인터뷰에까지 열을 올리고 있다.
MPC에는 3백50명의 자원봉사자를 포함, 모두 7백여 명의 운영요원이 배정되어 있다.
그러나 보도 운영본부 요원들이 대부분 전문지식·경험이 없는 데다 선수촌·각 경기장 등 시설의 출입 통제가 너무 심해 취재 불편이 많다고 외국기자들은 한결같이 불평이다. <김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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