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88 민박」우리 생활문화 보여주자|외국인 맞이와 접대요령을 알아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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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한국에서도 외국인을 민박시키는 가정이 늘고 있다. 민간차원의 국제이해와 교류·사회교류 등의 목적으로 일정기간동안 외국인이 한국가정에 체류하면서 함께 생활하는 것인데 언어불통, 생활과 문화감각의 차이등이 빚는 몇가지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는데 앞으로 86아시안게임·88올림픽등에도 정부주관으로 민박을 실시할 예정인 만큼 이의 조속한 시정이 요구된다.
『처음에는 한국음식 냄새가 싫으니까 맥도널드 햄버거만 사달라고 해서 어이가 없더군요」 『말이 잘 안 통하니까 너무 잘해줬더니 무어든지 비위에 안 맞으면 떼를 써서 애를 먹었어요』 『부인에게는 한복도 한벌 해주는 등 정말 잘해주고 정도 들었는데 떠나가곤 편지 한장 없어요.』
이상은 해외와 민간교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외국인들을 자신의 가정에 짧으면 1주일에서 20일까지 민박시켰던 가정 주부들의 이야기.
대체로 한국에서 민간상호교류 프로그램을 시행하고있는 단체는 78년 미국과 첫 프로그램을 시작한 후 현재 세계 7개국과 교류하는 우정의 사절단 한국 중앙연합회(총재 태완선)를 비롯하여 일본 히포와 10년 가까이 청소년 교류를 계속해온 한국라보(이사장 박동묘) 등이다.
그에따라 한국인들의 민박등 손님맞이와 접대태도에 몇가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지적할 수 있는 것이 외국인에 대한 과잉친절. 『손님을 위해 안방을 내주는가 하면 열일 제쳐놓고 온통 자기부담으로 관광 가이드에 민박 1주일을 소비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게다가 귀국할때는 한복에 한국산 토산물등 한아름씩의 선물을 안기는 가정도 있다고 그자신도 미국인 관광객 부부를 민박시켰던 가정주부 김미정씨 (40·강남구대치동 미도아파트)는 꾜집는다.
다음 문제는 외국어 소통. 외국어 통역을 구하는등 언어의 벽으로 인해 빚어지는 코미디도 적지 않지만 우리가 상대방 언어를 이해 못한다고 미안해하고 주눅들 이유는 없다. 『한국생활과 언어를 배우러 왔으니 만큼 전 우리말로 얘기했어요.』
이번 여름 일본인 여학생을 20일간 민박시켰던 한국라보의 파티 리더인 이성혜씨(37·강서구 목동 신시가지아파트)는 얘기한다. 따라서 사전에 민박가정의 오리엔테이션이 필요하리라는것. 『민박을 할 때라도 지나친 요구는 분명히 거절하고 이성적으로 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약속은 정확히 지키고 불편없이 해주면 됩니다.』 외국어대학 김미자교수 (영문학) 는 충고한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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