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 하루만에 작렬한 트럼프의 ‘남 탓 화풀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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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트럼프 인스타그램 캡처]

미국 대선후보 TV토론 전부터 토론 공정성을 문제 삼았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가 8400만명이 넘는 시청자 앞에서 ‘판정패’를 당한 이후에도 ‘남 탓’ 공세를 쏟아냈다. 공화당 내에서조차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승자”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트럼프는 “내게 불량 마이크를 준 것 같다”며 토론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TV토론 다음날인 27일(현지시간) 트럼프는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토론 사회자였던 레스터 홀트 NBC 앵커에 대해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토론 직후만 하더라도 “홀트가 아주 잘했다”고 칭찬했던 트럼프는 자신이 판정패했다는 여론을 의식한듯 180도 돌변해 비난을 퍼부었다.

트럼프는 “홀트가 클린턴의 국무장관 재직시 개인 이메일 사용과 2012년 리비아 벵가지 미 영사관 테러사건에 대해 직설적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며 “토론 후반부엔 그가 나를 집중 공격했다”고 비난했다. 또 “그가 내게 매우 불공정한 질문을 했지만 나는 그에게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는 TV토론 전 “홀트는 민주당 지지자”라며 “이번 토론은 사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홀트는 2003년 이래 등록 공화당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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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는 토론 당시 여러 차례 코를 훌쩍여 감기에 걸린 것 같다는 지적과 관련해 “누군가 내 마이크에 손을 댄 것 같다”고 ‘불량 마이크’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그들이 내게 불량 마이크를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토론 막바지에 클린턴이 트럼프의 여성비하를 주장하면서 언급했던 미스 유니버스 출신 알리샤 마차도에 대해서도 그는 “마차도의 행동에는 문제가 있다”며 비하 발언을 정당화했다. 트럼프가 미스 유니버스 조직위원회를 인수한 이듬해 미스 유니버스로 뽑힌 마차도는 올해 중순께부터 트럼프가 과거 자신에게 했던 '미스 돼지' '미스 가정부' 등의 비하발언들을 폭로해왔다. 트럼프는 “그녀가 대상을 받은 뒤 몸무게가 늘었다. 역대 최악의 미스 유니버스”라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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