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슈슈, 수도권 인기 바람타고 부산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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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생크림 롤케이크인 ‘도지마롤’로 유명한 일본 제과업체 ‘몽슈슈(일본명 몬쉘)’가 지난 6일 부산 해운대 신세계 센텀시티점에 문을 열었다. 지난 2013년 8월 신세계 강남점에 국내 첫 매장을 내며 한국에 진출한 지 3년 만이다. 신세계본점, 현대판교점, 가로수길점 등 수도권에선 6개 매장을 갖췄지만 지방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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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화 몬쉘코리아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가로수길 몽슈슈 본점에서 한 인터뷰에서 부산 시장 공략 계획을 밝히고 있다. 몽슈슈는 국내 진출 3년 만에 신세계 센텀시티점을 열고 지방으로 발을 넓혔다. [사진 최정동 기자]

인기에 비해 지점이 많지 않은 까닭은 모든 매장을 직영점으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김미화(44) 몬쉘코리아 대표는 “그동안 홍콩·상하이·두바이·싱가폴·미국 등에서 프랜차이즈 문의가 있었는데 특히 한국에서 가장 많은 연락을 받았다”며 “신선한 재료를 공수해 그날그날 만들어 파는 케익의 특성상 프랜차이즈 형태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해운대 센텀시티점 낸 김미화 대표
“홋카이도 생크림으로 만든 제품
다양한 디저트 문화 선보일 것”

도지마롤은 훗카이도산 우유로 만든 생크림을 듬뿍 넣어 만든 롤케익이다. 2003년 일본 오사카 도지마 지역에서 첫선을 보여 붙은 이름이다. 직원 2명을 둔 작은 빵집에 불과했던 몽슈슈는 일본 전역에 29개 점포를 열며 큰 성공을 거뒀다. 이젠 한국·중국·홍콩 등에 13개 매장을 만들고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액은 600억원 가량이다.

김 대표는 “가장 좋은 재료로 정직하게 만드는 것을 원칙으로, 맛에 있어서 만큼은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며 “일본 방사선 우려를 없애기 위해 실시하는 검사만 11가지가 넘는다”고 말했다. 생크림 원료도 홋카이도산 우유만을 고집한다. 매일 오전 4시반부터 3시간 동안 짠 신선한 우유는 품질이 우수한 대신 유통기한이 짧다. 이 때문에 온도 관리는 물론 생크림을 만드는데 섞이는 공기의 양까지 엄격하게 관리한다. 이렇게 까다롭게 만든 생크림을 냉장 상태로 비행기에 실어 일주일에 2~3번 한국으로 가져온다.

신제품 개발도 김 대표가 직접 한다. 유럽 여행에서 영감을 얻어 ‘동양인이 먹어도 느끼하지 않은 생크림 케이크’를 개발한 것처럼 지금도 세계 곳곳을 다니며 새로운 디저트를 구상한다. 모나코 몬테카를로 지역에서 영감을 얻은 초코 케이크와 프랑스 간식인 크레페에 커스터드 크림과 생크림을 담아 보자기처럼 오므린 ‘해피파우치’가 대표적이다.

부산 진출은 김미화 대표에게 유난히 뜻깊다. 재일교포 3세인 김 대표의 친지들이 부산에 여전히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부산에 대한 애정을 담아 도지마롤을 동백꽃으로 장식한 일명 ‘동백롤’을 부산 한정판으로 내놓기도 했다. 그는 “어려서 할머니가 해주신 화전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한국의 다양한 식자재를 활용한 고급 디저트를 꾸준히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디저트·제과업계는 몇 개의 대기업이 독점하다시피 해 다양하고 특색이는 가게가 부족하단 인상 받았다”면서도 “한국 소비자들은 입맛이 까다롭고 늘 새로운 제품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몽슈슈의 발전 가능성 역시 크다”고 말했다. 그는 “첫 3년이 한국에 도지마롤을 알리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의 3년은 다양한 디저트를 먹고 즐기는 문화를 전파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글=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사진=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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