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지지층의 문재인 호감도 30%, 문 지지층선 반기문 4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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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대선 유권자들의 마음이 움직이고 있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지난 20~21일 전국 성인 1000명을 상대로 4년 전 박근혜·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의 민심 이동 경로를 추적한 결과다.

4년 만에 표심 대이동
박근혜 지지 51%가 반기문 지지로
문재인 지지 36%는 계속 문 지지
당시 부동층선 반기문 21, 문재인 18

본지 조사에서 2012년 당시 박 후보를 지지했다는 응답자는 46.1%, 문 후보를 지지했다는 사람은 31.7%였다. 이를 각 100%로 환산해 ‘지지층 이동’을 살펴봤다.

◆박-문 지지층 4년 만에 어떻게 달라졌나

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여권 지지층은 50.7%가 새누리당 밖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으로 지지를 옮겼다. 4년 전 문재인 단일 후보로 뭉쳤던 야권 지지층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36%), 반기문 총장(14.2%),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12.7%), 세 사람에 대한 지지로 분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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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대선 당시 기권했거나 무응답한 층은 현재는 21.0%가 반 총장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문 전 대표는 17.8%, 안 전 대표는 9.2%의 지지를 받고 있었다.

박 대통령 지지자가 현재 반 총장과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포함한 여권(새누리당) 주자군으로 이동한 비율은 68.7%였다. 문재인 후보 지지층이 문 전 대표를 포함해 같은 더민주 대선주자로 이동한 지지율은 60.3%로 박 대통령 지지층의 이동보다 8.4%포인트 낮았다.

다만 박 대통령 지지층이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에게 간 비율(1.0%)은 문재인 전 대표(4.3%), 안철수 전 대표(3.5%), 손학규 전 고문(2.8%), 박원순 서울시장(1.5%), 안희정 충남지사(1.4%) 등 5명의 야권 후보에게 이동한 비율보다 낮았다. 거꾸로 유 의원은 2012년 문재인 전 대표 지지층으로부터 3.2%의 지지를 받았다.

◆박-문 지지층이 보인 호감도

중앙일보는 다시 4년 전 박 대통령 지지층과 문 후보 지지층에게 현재 대선주자를 한 명씩 불러주며 호감도를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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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총장은 박 대통령 지지층에서 80%의 호감도(비호감도 18.6%)를 기록했다. ‘매우 호감을 느낀다’가 41.0%, ‘어느 정도 호감을 느낀다’가 39.0%였다. 이어 김무성 전 대표 51.6%(비호감 45.3%), 오세훈 전 서울시장 50.8%(비호감 46.9%), 남경필 경기지사 45.7%(비호감 50.5%) 순이었다.

박 대통령 지지층이 이들 다음으로 호감을 나타낸 대선주자는 김부겸 더민주 의원(40.0%), 안철수 전 대표(38.5%), 손학규 전 고문(37.2%) 등 야권 후보군이었다. 이들은 유승민 의원(34.6%)보다 호감도가 앞섰다. 박 후보 지지자들은 문 전 대표에게도 30.1%가 호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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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당시 문 후보를 지지했던 이들 중 77.0%는 문재인 전 대표에게 여전히 호감(매우 호감 39.4%, 어느 정도 37.6%)을 표시했다. 하지만 22.7%는 지금은 ‘호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음으로는 박원순 서울시장 67.9%(비호감 30.4%), 이재명 성남시장 65.1%(비호감 30.4%), 안희정 충남지사 63.2%(비호감 36.2%), 안 전 대표 55.4%(비호감 44.0%)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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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 지지층 가운데선 유승민 의원에게 호감을 느낀다는 사람(52.3%)이 비호감(45.9%)이란 응답자보다 많았다. 정한울 고려대 평화민주주의연구소 교수는 “박근혜·문재인 후보의 4년 전 지지층은 이미 ‘정권 창출’을 목표로 새로운 후보를 찾아 이동한 것”이라며 “일대일 대결이었던 지난 대선과 달리 중도·무당파층을 중심으로 선호가 여야를 넘나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승욱 기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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