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주가 ‘라인’ 타고 껑충껑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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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네이버 주가가 많이 올랐다. 올해 2월 55만6000원으로 바닥을 친 뒤 앞자리 숫자가 세 번 바뀌었다. 연휴 직전인 지난 13일 네이버는 코스피시장에서 84만1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연초 가격(63만2000원)과 비교해 33% 상승했다. 같은 날 코스피지수는 북핵 이슈와 삼성전자 충격 여파 등으로 1999.36포인트를 기록했다. 연초 대비 기준으론 4.2% 오르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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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간 지속적인 상승을 이끈 일등공신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다. 라인은 지난 7월 자회사 형태로 미국·일본 증시에 동시 상장됐다. 상장 전후 네이버 주가를 한껏 견인했다. 네이버의 모바일 광고 매출 성장세도 심상치 않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네이버의 광고 매출액은 모바일 비중 확대에 힘입어 작년보다 23% 증가한 2조4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마트폰 사용자 대부분이 네이버를 통해 정보를 얻기 때문이다. 이성빈 교보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현재 국내 모바일 쿼리(검색어 입력 횟수)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월간 페이지뷰도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라며 “국내 모바일 광고 시장 성장의 최대 수혜주는 네이버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올해 모바일 광고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15% 커진 1조5000억원이다.

미·일 상장 덕 연초대비 33% 올라
증권사 “적정가 보다 20% 고평가”

하지만 최근 몇몇 증권사들은 네이버 주가가 고평가된 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 시작했다. 라인의 기업공개 이슈로 부푼 거품이 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국내 포털 15조3000억원에 라인 지분가치 8조5000억원을 더해 24조원 정도가 적정하다”면서 “현재 시가총액은 적정가치보다 20% 이상 고평가됐다”고 주장했다. 현재 네이버 시가총액은 27조7000억원으로 코스피 상장사 중 4위(1.87%)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 네이버 주가에는 모바일을 포함해 네이버 포털의 미래 성장가치가 이미 대부분 반영돼있다”며 “시장 예상치를 깨는 추가 성장세를 보이기 전까지 추가적인 주가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네이버 주가는 지난 7일 종가 기준 최고점(87만2000원)을 찍은 뒤 사흘째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더 오를 여력은 없는 걸까.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연말까지는 가지고 있어도 괜찮다는 쪽에 힘이 실린다. 하반기 증시가 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조정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큰 만큼 대형주 선호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내년 이후 네이버 주가는 라인의 하반기 실적을 따라갈 전망이다. 공 연구원은 “라인에 대한 성장 기대가 무너지면 내년 실적 예상치도 하향 조정될 수 있기 때문에 하반기 라인 실적이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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