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재테크 풍향계] 금리 바닥권…대출받으려면 요즘이 적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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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은 언제 받는 게 좋을까. 해외 유학 중인 자녀에게는 지금 송금을 해야 할까.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환율이 요동을 치면서 예비 대출·송금 수요자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미국 변수 탓 금리 추가인하 어려워
유학생 송금도 현재 환율이면 적절

일단 지금이 대출과 송금을 하기에 나쁜 시점은 아니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금리는 바닥에 근접했다는 신호가 속속 감지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국은행 기준금리도 조만간 인하 행진을 멈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물론 한은이 상승 추세로 돌아서기 전에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은 있다. 경제성장률이 세 분기 연속 0%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경기회복세가 미약해 경기부양을 위해 한두 차례 더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있다.

다만 최근 들어 금리 인하 강도가 예상보다 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가계대출 폭증세, 경기회복세가 예상치에 부합한다는 한은 자체 판단 등이 근거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9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진해운 사태 등에도) 경제가 7월에 전망했던 예상 경로대로 가고 있다”며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한은 기준금리의 실효하한선도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금통위의 금리 동결 결정과 이 총재의 발언이 알려진 직후 하나금융투자가 기존의 ‘10월 기준금리 인하’ 의견을 ‘연내 동결’로 바꾸는 등 시장의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이 때문에 대출을 고려하는 사람은 지금이 적기일 수 있다. 금리는 이미 바닥권이다.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 6월 1.5%에서 1.25%로 하락하면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7월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연 2.66%로, 가장 낮은 위치까지 내려갔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 한국도 다소간의 시차는 있겠지만, 결국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다.

다만 고정금리 대출을 받을지, 변동금리 대출을 받을지는 잘 따져봐야 한다. 금리 상승기가 도래할 것으로 본다면 고정금리 대출을 받는 것이 좋다.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선다 해도 오름폭이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면 변동금리 대출을 받는 것이 좋다. 판단이 어렵다면 5년 정도 고정금리로 운용되고 그 이후 변동금리로 변경되는 혼합금리 상품도 고려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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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송금이나 대금 결제를 하기에도 나쁘지 않은 시점으로 분석된다. 원화가치가 추가로 대폭 상승할 가능성이 작다는 이유에서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외환파생상품영업부 연구위원은 “9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달러화 약세, 원화 강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지만 수출 악영향 등을 우려한 외환당국이 방어에 나설 수 있어 원화가치가 추가로 대폭 오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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