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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화물 내리게 해달라" 미 법원에 요청

중앙일보

입력

한진해운 물류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화주들이 직접 짐을 찾아 내리기 위해 행동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8일(현지시간) 미국에 정박해 있는 한진해운 화물선에서 자사 화물을 하역할 수 있게 해달라고 미국 법원에 요청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선박에 화물이 계속 묶여 있어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화물을 당장 하역하지 못하면 납기를 못 맞춰 돈을 더 주고라도 대체 부품을 항공으로 수송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역에 실패하면 비행기 16대를 동원해 1469t을 운송해야 하는데 그 비용이 880만달러(97억원)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항에 있는 한진해운 선박 2척에는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완제품과 부품,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 3790만달러(417억7338만원)어치가 컨테이너 616개에 나뉘어 실려있다. 미국 터미널과 항만, 인부들은 화물을 내려주고 난 뒤 돈을 못 받을 상황을 우려해 하역작업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측은 "피해 당사자가 선박 관련 업체에 비용을 직접 지불해 제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며 "미국 내 최대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날·11월 네 번째 금요일)에 제품을 공급하는데 차질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LG전자도 직접 화물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탄원서 제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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