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아진 귀성 지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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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서울 생활 5년차 직장인 박모(35·여)씨는 추석 연휴가 두렵다. 고향으로 내려갔다 오는데 적잖은 돈이 들기 때문이다. 부모님 용돈(20만원)과 왕복 차비(12만원)만 해도 부담스럽다. 다른 비용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짠물 귀향을 계획하고 있지만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고사리손을 내미는 조카들을 외면하는 일이 쉽지 않아서다. 박씨는 “작년 추석 때는 50만원을 넘게 썼지만 올해는 그보다 덜 쓸 요량”이라며 “월급은 오르지 않는데 물가만 오르니 고향 가는 발걸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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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추석 직장인들의 예상 경비가 지난해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남녀 직장인 1370명을 대상으로 올해 추석 예상 경비를 조사한 결과 평균 40만3000원으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추석 예상 경비(64만6000원)에서 37.6%나 줄어든 금액이다. 돈 쓸 일이 더 많은 기혼 직장인들의 추석 예상 경비를 따로 계산해봤더니 평균 42만9000원으로 평균 36만원을 쓸 예정인 미혼 직장인 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었다.

직장인 추석 예상 경비
작년 평균의 60% 그쳐

추석 경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부모님과 친지 용돈(62.3%)’ 그리고 ‘부모님과 친지 선물 구매(37.8%)’로 조사됐다. 이어서 ‘귀성·귀경 교통비(18.4%)’, ‘차례 상차림 비용(14.7%)’, ‘여가·여행비행(5.9%)’ 순으로 조사됐다.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부모님 용돈은 평균 21만2000원이었다. 이는 이번 추석 전체 경비(40만3000원)의 절반이 넘는 금액이다.

직장인 중 회사에서 추석 상여금을 받는다는 직장인은 52.9%였다. 하지만 이들 중 절반 정도(47.4%)가 “추석상여금이 추석 경비를 지출하기에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연휴 기간 중 출근을 해야 한다는 직장인은 22.2%였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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