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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못잖은 중공어린이의 수묵화솜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붓과 먹은 과연 어린이들에게는 어려운 재료이기만 한 것일까. 미술전문지『계간미술』은 86년 여름호에서 「중국의 아동수묵화」를 소개, 지필묵에 대한 편견이 그릇된 것임을 일러주고 있다.
2세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 중국의 천재화가로 알려진「왕야니」(10·여)를 비롯한 꼬마화가들의 작품 14점이 선을 보이고 있는데 모두 3∼9세때 그린 그림들로 대가의 솜씨를 뺨치고 있다.
상해·북평등 중국 각지의 대도시에서 여러 차례 개인전을 열었고 작년 여름에는 동경에서 첫 해외전을 갖기도 한 「왕야니」는 중국의 원로화가 주파담화백 (92) 마저 『이 아이의 그림에 나타나는 천진성과 소박함이 부럽다』고 토로할 정도로 탁월한 재주꾼. 「왕야니」뿐 아니라 용아매(8·여)의 『개구리와 연꽃』양웅소 (7·남) 의 『새우』, 담빈 (8·남) 의『게와 물고기』등은 사실묘사와 구도에 있어 빼어난 솜씨를 보여주고 있으며 진도(4·남)의『팔가』, 담문서 (9·남)의 『고양이』, 이운 (6·남)의 『부엉이』, 담문진 (7·여)의『산수』등은 어린이 특유의 상상력이 담긴 화면을 보여주는데 성공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규선교수 (이화여대·동양화) 는 『우리나라 어린이들도 일찍부터 지필묵을 접하면 그 정도 수준의 그림이 못 나올리 없다』고 말하면서 『다만 먹을 갈기가 불편하다는 등의 사소한 이유와 지도하는 이들의 소양부족, 의식결여로 교육을 기피하기 때문에 격차가 생기는 것』으로 풀이했다.
현재 한국화에 대한 교육은 중·고등학교 미술교과서에 50∼57%의 분량을 차지하고 있으나 일반학교 교육에서 실기지도를 거의 외면한 채 감상위주의 지도만을 하고 있을 뿐이며 국민학교 과정에서는 아예 제외되고 있는 형편이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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