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공부] 공직, 신약 개발, 제약회사 마케팅…진출 분야 다양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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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하면 병원·약국에서 근무하는 임상 약사를 떠올린다. 실제로 약사 중 상당수가 병원·약국 등 임상 분야에 몸을 담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대한약사회에 등록한 약사 회원 3만3489명 중 86.5%(2만8966명)가 약국을 운영하거나 병원·보건소·약국 등 의료기관에 채용돼 근무 중이다.

졸업 후 진로

최근 진출 분야는 한층 다양해졌다. 국내 제약업계의 성장과 함께 신약 개발을 이끌 전문 연구 인력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면서 제약업계 취업자, 석·박사 등 대학원 진학자 모두 증가했다. 지난해 서울대 약대 졸업생의 경우 대학원 진학이 40.6%(64명 중 26명)로 가장 많았다. 제약회사 취업(12명, 18.8%)이 병원·약국 등 임상 분야(11명, 17.2%)에 앞섰다.

이봉진 서울대 약대 학장은 “약사는 신약 개발은 물론 제약 회사의 영업·마케팅, 약물 인·허가 등 각종 법규를 관리·감독하는 식약처·복지부·심평원 등 공직, 약물 수출입 도매업 등 약을 다루는 모든 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 졸업 후 진로가 폭넓고 다양하다는 게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는 같은 해 졸업생(124명) 중 병원·약국 분야(73명)가 가장 많고, 이어 대학원 진학자(24명), 제약회사 취업(23명) 순이었다.

화장품 업계도 약대 졸업생의 진출이 활발하다. 이 학장은 “최근 동·식물에서 추출한 천연 물질을 활용한 미백·주름 개선 등 기능성 화장품이 각광받으면서 화장품업계에서 약대 커리큘럼에 화장품 과목을 신설해달라는 요청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김남중 경희대 약학과 학과장은 “의료 사고 소송이 늘면서 약물 전문 변호사도 각광받고 있다. 약대 졸업 후 약물 특허를 전문으로 하는 변리사로 진출하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범죄 현장에서 지문·족적·혈흔 등 증거물을 분석해 범인 검거를 돕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약사를 필요로 한다. 이화여대 약대를 졸업하고 국과수 보건연구사로 일하고 있는 심주현(30)씨는 “마약 검사는 물론 사건 관계자의 머리카락과 소변 샘플 분석 등 과학수사 전반에 약물 관련 전문 지식이 활용된다”고 말했다. 언론의 건강 관련 전문기자, 바이오 벤처 투자전문회사, 임상시험 전문관리사로의 진출도 활발하다.

어느 분야로 선택하더라도 약물 전문가로서 지식과 경험이 토대가 된다. 성균관대 약대를 졸업후 병원 약사로 근무 중인 허석우(28)씨는 “의학의 발전으로 새로운 의약품과 관련 연구가 쏟아지기 때문에 졸업 후에도 꾸준히 공부할 필요가 있다. 특히 호기심이 풍부하고 여러 분야를 두루 접목할 수 있는 융합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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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진·백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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