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왕 꿈 바이엘, 몬산토 인수 위해 삼고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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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독일 제약그룹 바이엘이 빅딜 재협상에 나섰다. 상대는 세계 최대 종자그룹 몬산토다. 이번 협상이 성사되면 바이엘은 90억 달러의 부채를 합쳐 650억 달러(약 71조원)에 몬산토를 품게 된다.

총액 650억 달러에 3번째 빅딜 제안
직전 협상 가격보다 주당 2% 올려

바이엘이 공개적으로 인수가를 제시한 것만 이번이 세 번째다. 몬산토는 바이엘의 인수 제안을 올 들어 두 차례(5월·7월) 거부한 바 있다. 인수가가 낮다는 이유에서다. 5일(현지시간) 바이엘은 몬산토와 재개한 인수 협상이 “진전됐다”라며 인수액을 주당 127.5달러(약 14만원)로 높일 계획이라고 성명에서 밝혔다. 몬산토의 2일(현지시간) 종가인 107.44달러에 약 18%의 프리미엄을 붙인 것으로 직전 협상에서 제시했던 인수가(주당 125달러)보다 2% 높다.

바이엘이 적극적으로 인수 판돈을 올리고 있지만, 시장에서 보는 적정가는 주당 135~140달러다. 그 정도는 돼야 인수가 성사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따져보면 인수액은 665억 달러로 추산된다.

하지만 몬산토가 인수제안을 받아들인다 해도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식량 안보를 우려하는 미국 규제당국이 인수를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 시가총액 779억 유로(약 96조원)의 바이엘이 몬산토를 무리해서 인수하면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곡물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도 바이엘에는 부담이다.몬산토는 1995년 유전자변형식물(GMO) 상업화에 세계 처음으로 성공한 종자·농업기업이다.

임채연 기자 yamfl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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