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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카스 아줌마’의 삶 그린 영화 ‘죽여주는 여자’ 예고편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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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을 대상으로 성매매하는 이른바 ‘박카스 아줌마’를 주제로 한 영화 ‘죽여주는 여자’ 예고편이 공개됐다. ‘박카스 아줌마’는 1990년대 서울 남산 일대에서 택시기사들에게 박카스를 팔겠다고 접근해 차 안에서 성행위 또는 유사 성행위를 해주던 여성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죽여주는 여자’는 가난한 노인들을 상대로 먹고사는 ‘죽여주게 잘하는’ 여자 ‘소영’이 사는 게 힘들어 죽고 싶은 고객들을 진짜 ‘죽여주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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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주인공 ‘소영’은 배우 윤여정(69)이 맡았다. 이재용 감독과 ‘여배우들’,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에 이어 세 번째 만남이다.

공개된 예고편에는 성과 죽음에 대한 복합적인 의미를 담은 설정이 눈길을 끈다. 특히 쾌락을 의미하는 성적인 ‘죽여주는’과 생의 마지막을 뜻하는 ‘죽여주는’을 동시에 내포한 중의적 표현의 제목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죽여주는 여자’는 제6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40회 홍콩국제영화제에 이어 제20회 몬트리올 판타지아 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으며 각본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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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여정은 종로 일대에서 노인들을 상대하며 근근이 먹고 살아가는 박카스 할머니 ‘소영’ 역이다. ‘소영’은 노인들 사이에서는 ‘죽여주게 잘 하는’ 여자로 소문난 할머니로, 하는 일에 대해 떳떳하지는 않아도 남한테 손 안 벌리고 산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어느 날, 사는 게 힘들어 죽고 싶은 고객들의 간절한 부탁에 진짜로 그들을 ‘죽여주게’ 되면서 연민과 죄책감 사이에서 혼란에 빠지게 된다. ‘소영’의 미묘하고 복합적인 캐릭터의 질감은 관록의 배우 윤여정의 깊이 있는 내공과 섬세한 표현력으로 완성되었다.

윤여정은 “노인들의 성매매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죽음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을 하는 나이이기 때문에 시나리오를 읽고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남다른 이해와 출연 소감을 전했다.

이어 “‘소영’은 뉴스를 통해서만 봤던 특별한 직업을 가진 할머니다. ‘소영’ 역을 연기하면서 그녀의 삶과 인생, 그리고 죽음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캐릭터에서 빠져나오기 쉽지 않은 과정을 겪었다”고 밝혔다.

미국 연예전문지 버라이어티(Variety)는 “윤여정의 작품 중 가장 뛰어난 성취를 보여준 인생작 중 하나(one of Lifetime achievements)로 기록될 것이다”라며 극찬했다.
영화 ‘죽여주는 여자’는 다음달 6일 개봉한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사진 영화 '죽여주는 여자'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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