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단독] 경찰 조사 직후 또 프로포폴 간호조무사..출근 첫 날 병원에서 훔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강남의 성형외과에서 출근 첫날 프로포폴을 훔쳐 투약한 간호조무사가 경찰 조사를 받고 귀가한 다음날 곧장 다른 병원에 위장 취업해 똑같이 프로포폴을 투약했다가 철창 신세를 지게 됐다. 이 간호조무사는 석 달 전에도 병원에 출근한 첫날 마약류 향정신성 의약품인 케터민을 몰래 훔쳤다가 경찰에 적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강남 일대 병원에서 상습적으로 프로포폴 등 향정신성 의약품을 훔쳐 투약한 혐의(절도ㆍ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간호조무사 박모(31)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 5병을 훔쳤다. 박씨는 이날 처음 병원에 출근했다. 일을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먀약류 약품을 훔친 것이다. 박씨는 이렇게 훔친 프로포폴을 들고 화장실로 가 수차례 반복해서 투약하다 실신했고, 주변 동료가 이를 발견해 신고하면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동종 전과 기록이 없던 박씨를 불구속 상태로 입건해 26일과 29일 2차례 경찰서로 불러 조사했다. 그런데 박씨는 두 번째 조사를 받고 경찰서를 나간 다음날 곧장 강남의 다른 피부과에 처음 출근해 2시간 만에 프로포폴을 훔쳤다. 앞서와 같이 화장실에 간 박씨는 이번에도 스스로 팔에 프로포폴을 주사하다 곧 쓰러졌다. 결국, 전날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경찰서를 떠난 박씨는 하루 만에 현행범으로 체포돼 수갑을 차고 같은 자리에 앉게 됐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는 성형외과에서 일하던 20대 초반 무료로 성형수술 할 기회가 생겨 처음 프로포폴을 투약했다고 한다. 이후 박씨는 수차례 성형 수술을 반복했고, 그때마다 프로포폴도 투약했다. 박씨는 경찰에서 “프로포폴에 중독된 건 아니다. 단지 호기심 때문에 훔쳐서 맞아봤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수술과 투약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프로포폴에 중독돼 범행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박씨는 지난 6월에도 다른 병원에 취업해 첫 출근한 날 향정신성의약품인 케타민을 훔쳐 소지하고 있다가 경찰에 적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사건은 아직 수사가 종료되지 않았다. 경찰은 박씨가 이처럼 석달 사이 3번이나 같은 방식으로 병원에 취업해 범행을 벌였기 때문에, 애초에 마약류 약품을 훔칠 목적으로 병원에 위장 취업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