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유럽부터 서부시대까지…경마장, 테마파크를 품다

경기도 과천 렛츠런파크가 온 가족이 함께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말 테마파크’로 변신한다. 약 60여 종류의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사진은 가로 127m의 세계 최대 전광판 뒤로 7개의 체험형 파크가 조성되는 모습. [사진 렛츠런파크]

렛츠런파크가 세계 최고의 말 테마파크로 거듭난다.

과천 ‘위니 월드’ 30일 개장
미래 과학 체험 등 7개 마을 조성
“국민에게 사랑 받는 공기업 될 것”
100억 들여 가로 127m 전광판 설치
세계 최대 규모 기네스북 신청

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은 31일 경기 과천시 렛츠런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렛츠런파크를 말과 놀이가 결합한 세계 최초의 테마파크로 조성했다. 경마와 경마장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경마 코스 안에 만들어지는 ‘위니 월드’ 조감도. [사진 렛츠런파크]

현 회장은 지난 2014년 취임과 함께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경마장을 포함한 서울경마공원을 렛츠런파크 서울로 개명, 경마의 브랜드화를 시작한 것이다. 혁신경영과 사회공헌을 통해 경마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게 혁신이 목표였다. ‘위니 월드’라는 이름의 말 테마파크가 오는 30일 개장하면서 2년 여의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됐다.

19세기 미국서부 시대를 재현한 ‘웨스턴타운’. [사진 렛츠런파크]

경주 코스 안에 조성되는 ‘위니 월드’는 7가지 테마의 마을로 꾸며졌다. 19세기 미국 서부시대를 재현한 ‘웨스턴 타운’, 13세기 중세유럽 배경의 마술을 구경할 수 있는 ‘매직 빌리지’, 22세기 미래과학을 만나는 ‘사이언스 빌리지’ 등이다. ‘위니 월드’ 입장객은 각 마을 특색에 맞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위니 월드에는 총 44개의 체험 공간이 있다. 어른과 아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롤플레이(역할놀이) 테마파크”라고 설명했다. ‘위니 월드’는 경마코스 안에 있지만 경마장 입장객과는 다른 출입문과 동선을 이용한다. 기존 공간을 활용했는데도 사실상 새로운 파크가 생기는 셈이다.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만든 ‘매직 빌리지’. [사진 렛츠런파크]

한국마사회는 지난 6월 기획재정부가 심의한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역대 최고인 A등급을 받았다. 116개 평가대상 기관 중 최고 등급을 기록하며 경영혁신 노력이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 회장은 “성과연봉제 도입 등 한국마사회 내부로부터 변화를 이뤄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경마산업과 한국마사회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변했을까? 그건 아니라고 본다”라며 “한국마사회는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공기업이 돼야 한다. 위니 월드 개장이 그 노력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한국마사회는 경마산업화를 위한 투자와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그 상징물이 ‘위니 월드’와 경마 코스 사이에 설치된 ‘비전127’이라는 이름의 멀티비전이다. 가로 127.2m, 세로 13.6m의 초대형 전광판이 박진감 넘치는 레이스를 고객에게 생생하게 전달한다. ‘비전127’은 세계 최대 전광판인 인천 문학야구장의 빅보드(가로 63m, 세로 17m)에 두 배 가까운 크기다. 오는 10일 론칭을 앞두고 ‘세계 최대의 전광판’으로 기네스북 등재를 신청했다

‘위니 월드’ 내 광장이다. [사진 렛츠런파크]

‘비전127’을 만든 삼익전자의 이용석 전무는 “3년 동안 100억원을 들여 만든 세계 최고의 전광판이다. 길이 373㎞의 케이블, LED 소자 3300만 개로 제작했다”며 “88 서울 올림픽 전 경기장,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전광판을 만든 삼익전자의 기술이 집약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마사회는 경마의 올림픽을 목표로 한 ‘코리아컵’ 대회를 오는 11일 개최한다. 한국은 물론 일본·홍콩·싱가포르·영국·아일랜드·프랑스·아랍에미리트 등 8개국을 대표하는 명마(名馬)가 출전, 총 상금 17억원을 놓고 겨룬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