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와도 말 통하는 SK표 인공지능 비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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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국내 기업 최초로 음성인식에 기반한 인공기능(AI) 개인비서 서비스인 ‘누구(NUGU)’를 선보였다. 31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에서 모델들이 누구 전용기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SK텔레콤]

“팅커벨, 가을에 듣기 좋은 노래를 들려줘”

SK텔레콤 ‘누구’ 국내 최초 개발
날씨·스케줄 등 물어보면 알려줘
딥러닝 기능으로 사투리도 인식

31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열린 인공지능(AI) 개인비서 서비스 ‘누구(NUGU)’의 시연회. 발표자가 탁자 위에 놓여있는 원통형 스피커를 향해 말을 건네자 곧 20대 여성의 목소리가 “분위기 있는 노래를 들려드릴게요”라고 답했다. 잠시 후 스피커에서 가수 윤건의 ‘힐링이 필요해’가 흘러나왔다.

SK텔레콤이 음성인식에 기반한 AI 개인비서를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AI 개인비서는 스피커를 향해 대화하듯 말하면 음성인식 기술과 AI 기술을 통해 이용자가 원하는 작업을 수행하는 서비스다. 최근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은 앞다퉈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아마존이 2014년 12월 출시한 AI 개인비서 기기 ‘에코’는 올해 상반기까지 약 300만대가 팔렸다. 구글은 지난 5월 개발자회의에서 AI 개인비서 기기 ‘구글 홈’을 선보였고 페이스북과 애플도 유사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KT·LG유플러스 등 국내 기업들도 AI 개인비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이 먼저 시장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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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전용기기는 높이 21.5cm, 지름 9.4cm의 원통형 스피커 형태로 생겼다. ▶음악 추천 후 자동 재생 ▶날씨 안내 ▶일정 예고 ▶가전기기 제어 ▶스마트폰 위치 찾기 등이 가능하다. 누구라는 이름은 친구·연인·가족·비서 등 고객이 원하는 누구라도 될 수 있다는 뜻에서 비롯됐다. 현재는 팅커벨·크리스탈 등 4가지 이름으로 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앞으로 부장님, 향단이 등 사용자가 원하는 이름을 붙여 부를 수 있도록 서비스 할 계획이다.

딥러닝 기능을 통해 이용할수록 완성도가 높아지고 기능이 확장되는 것이 누구의 특징이다. 또 자연어 처리 기능을 통해 단어가 아닌 문장을 인식할 수 있다. 박명순 SK텔레콤 미래기술원장은 “2012년부터 한국어 관련 자연어 데이터베이스(DB)와 처리 엔진을 구축해왔다. 그 결과 목소리톤, 억양, 사투리까지 알아들을 수 있는 국내 최고 수준의 음성 인식률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누구의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플랫폼은 클라우드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SK텔레콤은 향후 ▶커머스(인터넷 쇼핑, 배달 음식 주문) ▶생활 정보(T맵 연계, 간편 지식 검색) ▶미디어(인터넷라디오 재생, 구연동화 낭독) 등의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핵심 개발 정보(API)를 외부에 공개해 외부 개발자가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관련 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박일환 SK텔레콤 디바이스 지원단장은 “과거 키보드에서 마우스와 터치로 입력 방식이 진화하면서 우리의 일상이 크게 변했다. 음성인식과 인공지능이 생활 전반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는 이용자가 가입한 이동통신사와 관계 없이 사용할 수 있으며 가격은 24만9000원이다. SK텔레콤은 10월 말까지 한정 수량에 한해 9만9000원에, 연말까지는 14만9000원에 판매할 계획이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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