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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다이빙 생중계하다 절벽에 그대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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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으로 스카이다이빙을 생중계하다 사망한 아르민 슈마이더(28)

스위스 알프스 산에서 ‘윙슈트 플라잉’을 생중계하던 남성이 그대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스위스 일간 블릭은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티롤 출신인 아르민 슈마이더(28)가 알프스첼레후벨산(2279m)에서 페이스북 생중계로 자신의 낙하를 방송하던 중 외마디 비명과 함께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윙슈트 플라잉은 손과 발 사이에 옷감을 붙인 활강용 특수 강하복을 입고 날다람쥐처럼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익스트림 스포츠다. 시속은 200km다.

9분 22초 분량의 해당 동영상은 절벽 위에서 윙슈트 상하의를 입으며 웃고 있는 슈마이더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이어 ‘고프로’가 장착된 헬멧과 선글라스를 착용한 그는 알프스산의 정경을 비춰 보이며 시종 밝은 표정을 보인다. 마지막으로 생중계를 지켜보는 페이스북 유저에게 ”오늘 나와 함께 날아보자“고 말을 건넨 그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절벽 아래로 뛰어 내린다.

깜깜한 화면에 활강 바람 소리만 들리던 중 이윽고 슈마이더의 비명소리가 들리고 바람 소리가 몇 초 더 이어지다 영상은 침묵으로 멈춘다. 지켜보던 네티즌들이 깜짝 놀라 “아무 말이나 해보라”며 댓글을 달았지만 아무 대답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의 어머니와 형제, 친구들도 해당 생중계 영상을 보고 있었다. 당일 출동한 경찰들은 슈마이더가 충돌로 인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블릭은 슈마이더의 친구를 인용해 “그가 스위스 프라이부르크에서 아이와 함께 거주하고 있었다”며 “숙련된 스카이다이버였지만 윙슈트 플라잉 경험은 1년밖에 안됐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이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윙슈트 플라잉으로 인한 사망이 최근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8일 30세 이탈리아 남성이 슈테헬베르크에서 윙슈트 플라잉 도중 사망하는 등 최근 9일 사이에만 3명의 이탈리아인이 윙슈트를 입고 스카이다이빙을 하다가 사망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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