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송출 중단. 운동합시다” 英 방송사 파격 실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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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체조선수 매트 위트록이 27일(현지시간) ITV 모닝쇼 `위크앤드`에 출연해 TV를 끄고 운동에 동참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ITV는 이 프로그램이 끝난 직후인 오전 9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TV 송출을 중단했다. 영국 복권청과 ITV가 주관한 `나는 영국 국가대표다(I Am Team GB)`는 국가대표와 일반 시민들이 함께 운동을 즐기는 행사로 기획됐다. [사진 ITV]

영국 최대 민영방송사 ITV가 27일(현지시간) 1시간 동안 검은 화면을 내보내고 방송을 중단했다. 영국 정부가 국민 건강을 위해 야심차게 진행한 ‘나는 영국 국가대표다(I Am Team GB)’에 시청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다.

ITV에 따르면, 이 방송사는 27일 오전 9시30분~10시30분 총 1시간 동안 계열 7개 채널의 송출을 중단했다. 송출 중단 직전 시간대에 방영되는 ITV의 간판 주말 모닝쇼인 ‘위크앤드’에는 영국의 체조스타 매트 위트록이 출연해 “TV를 끄고 밖에 나가 운동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위트록은 남자 안마 금, 마루 금, 개인종합 동 등 이번 리우올림픽에서만 메달 3개를 쓸어담은 인물이다.

영국 네티즌들은 이날 오전 밖에서 자전거 타기나 조깅 등 운동을 하면서 찍은 ‘인증샷’을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IAmTeamGB’라고 해시태그를 달아 올리고 또 공유했다. 영국의 주요 스포츠 스타들도 이벤트에 동참하는 글을 올렸다.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 육상 2관왕인 켈리 홈즈(46ㆍ여)는 현장에 나가 어린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또 이를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영국 뿐 아니라 해외 네티즌들 역시 이번 ITV의 캠페인에 대해 “TV만 보는 것보다는 운동의 중요성을 알리는 좋은 캠페인”이라고 칭송했다. 하지만 반발도 적지 않았다. 일부 네티즌들은 ‘나는 영국 국가대표다’의 GB를 빗대 ‘내게 맥주를 줘(Get me a brew)’ 등의 글을 남겼다. 한 네티즌은 “누가 ITV 보겠느냐. 이건 홍보를 위한 곡예”라면서 비난했다.

이번 행사는 영국 국립복권청이 ITV와 함께 국민들의 운동 증진을 위해 준비한 행사다.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활약한 영국 대표팀 대부분이 참여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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