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호프’ 허프 ‘넥센 구세주’ 밴헤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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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올여름 가장 잘나가는 팀이다. 후반기 21승13패(승률 0.618)로 10개 구단 가운데 1위다. 선발진이 탄탄한 덕분에 이달 초 9연승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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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돌풍의 중심에는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허프(32·미국)가 있다. 스콧 코프랜드(29)의 대체 선수로 지난달 14일 LG에 합류한 그는 4승2패,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 중이다. 선발로 7경기에서 43과3분의2이닝(경기당 평균 6이닝)을 던졌다. 피안타율(0.289)이 높은 편이지만 볼넷이 5개에 불과할 정도로 안정된 제구력을 갖췄다. 허프 합류 전 8위에 그쳤던 LG는 26일 현재 4위 SK에 0.5경기 뒤진 6위를 달리고 있다.

각 구단 대체 선수들 성적표
LG 후반기 21승13패 승률 1위
허프 4승2패 선전, 5강 싸움 탄력
일본서 돌아온 밴헤켄 벌써 4승
투수 2명 바꾼 한화는 재미 못 봐

후반기를 시작하면서 각 구단은 부진한 외국인 투수를 정리하고 대체 선수를 영입했다. 전체 외국인 투수 21명 중 10명이 시즌 중 교체됐다. 바뀐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에 따라 각 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넥센은 준수한 활약을 했던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바꿨다. 로버트 코엘로(32)는 6승5패,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했지만 지난 6월 17일 방출했다. 염경엽 감독은 “주축 선발 투수 치고는 이닝이 너무 적었다”고 말했다. 코엘로를 대신한 스콧 맥그레거(30)는 경기당 평균 6과3분의1이닝을 던지며 불펜진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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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은 지난달 22일 라이언 피어밴드(31·현 kt)마저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해까지 4년간 넥센에서 뛰면서 58승을 거둔 앤디 밴헤켄(37)을 다시 데려왔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일본 세이부 라이언스로 이적한 밴헤켄이 일본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방출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밴헤켄은 복귀 후 5경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84를 기록했다. 넥센은 2위 NC와의 승차를 3.5경기로 좁히며 선두권을 추격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교체가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한화는 연봉 190만 달러(약 21억원)를 준 에스밀 로저스(31)가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하자 지난달 8일 에릭 서캠프(29)를 영입했다. 올 시즌 초 오클랜드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기도 했던 서캠프는 3패(평균자책점 7.56)를 기록하며 2군으로 내려갔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구위와 컨트롤 모두 문제다”며 서캠프에 대해 혹평했다. 알렉스 마에스트리(31) 대신 지난 6월 한화 마운드에 합류한 파비오 카스티요(27)도 4승2패, 평균자책점 5.58로 부진해 한화는 중위권 도약의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진욱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은 “한국 프로야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메이저리그 경력을 갖춘 투수들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팀 성향에 맞는 투수를 영입하는 게 중요하다. 허프와 밴헤켄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 니퍼트 17승=두산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35)는 26일 서울 잠실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실점을 기록, 시즌 17승(3패)째를 거두며 11-4 승리를 이끌었다. 니퍼트는 2011년 이후 개인 두 번째로 전 구단을 상대로 승리를 기록했다. 2회 시즌 32호 솔로포를 터뜨린 두산의 김재환(28)은 홈런 단독 2위로 올라섰다. 그는 역대 두산(전신 OB 포함)의 국내 타자 중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자가 됐다. 종전 기록은 1999년 심정수, 2000년 김동주가 때린 31개였다.

◆프로야구 전적(26일)

▶SK 1-5 kt ▶NC 4-7 한화

▶롯데 4-11 두산 ▶LG 3-2 넥센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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