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 오지환, LG 역대 최고 거포 유격수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LG 유격수 오지환(26)의 방망이가 신바람을 탔다.

오지환은 25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원정경기에서 3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3득점으로 활약했다. 오지환은 2-0으로 앞선 1회 초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넥센 선발 최원태의 빠른 공을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시즌 16호. 오지환은 이 홈런으로 역대 LG 유격수 중 한 시즌 최다 홈런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종전 기록은 지난 1994년 유지현 LG 코치가 기록한 15개다.

방망이가 터지자 호수비도 나왔다. 4회 말 2사에서 넥센 김하성의 타구를 맨손으로 잡아 1루로 던져 아웃시켰다. 오지환은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7회 초 무사 1루에서 도루하던 중 손가락을 다쳐 교체됐다.

오지환의 홈런으로 상승세를 탄 LG는 넥센의 추격을 뿌리치고 9-4로 승리했다. 중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6위 LG는 5위 KIA와 한 경기 차를 유지했다. LG 선발 허프는 7과3분의2이닝 동안 10개의 안타를 내줬지만 4실점으로 막고 시즌 4승(2패)째를 올렸다.

오지환은 올해 출발이 불안했다. 무릎 부상으로 개막 2주 후 팀에 합류했다. 경기 감각이 떨어진 상태였던 오지환은 방망이에 힘이 실리지 않았다. 6월까지 1할대 타율에 그쳤다. 부상 여파로 준비 동작이 무너지면서 타격 타이밍이 늦어진 결과였다. 튼튼한 하체와 강한 손목 힘으로 장타를 뽐냈던 오지환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런 오지환의 타격감은 날이 더워지면서 점점 살아났다. 여유 6월까지 3홈런을 기록했지만 7월엔 5홈런을 쏘아올렸다. 꾸준히 안타를 쳐 타율도 0.259까지 올라왔다. 해결사 모습도 돌아왔다. 지난 9일 SK전에서 만루포를 포함해 2개 홈런을 치는 등 LG의 9연승을 도왔다.
오지환은 경기 후 "홈런을 친 것보다 팀이 이겨서 좋다. 5강 싸움을 하고 있는데 팬들이 더 큰 성원을 보내준다면 처지지 않는 팀을 만들겠다"며 "손가락은 괜찮다. 부러지지 않는 한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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