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이번엔 회식도 없었다…양궁 대표팀 많이 부러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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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 여자배구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환호하는 김연경 선수.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을 이끈 김연경(28·터키 페네르바체)이 배구협회의 부족한 지원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연경은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첫날 갔는데 침대가 너무 짧았다. 발목, 발목 이상이 밖으로 나와서 되게 불편했었다. 둘째 날까지 불편하게 자다가 건의를 하니 침대를 늘려주더라. 그 다음부터는 조금 편안하게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행이 대한체육회에서 준비한 도시락이 있어 버틸 수 있었다” 며 “도시락을 먹을 때 컵라면이라도 같이 먹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연경은 이번 대회에서 혼자서 세 가지 역할을 맡았다. 경기에선 팀의 에이스로서 공격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고, 경기장 밖에선 주장으로서 동료 선수들을 세심하게 챙겼다.
뿐만 아니라 통역까지 맡았다. 팀 내에서 영어를 할 수 있는 이가 김연경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여자 배구팀은 열악한 여건 속에서 이번 올림픽을 치러냈다. 감독과 코치, 트레이너, 전력분석원 만이 선수들과 동행했으며, 배구협회 직원은 AD카드가 없다는 이유로 한 명도 리우에 가지 않았다.

김연경은“경기 외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며 “다른 나라에서 봤을 때 왜 ‘저 나라는 왜 저럴까’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양궁 대표팀의 경우 우리 선수들만을 위한 전용 휴게실을 마련하는 등 세심한 지원이 있었다. 이 말을 들은 김연경은 “몰랐다. 금메달 딸 만하다”면서 “부럽다. 많이 부럽다”며 심경을 털어놨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후에 먹은 ‘김치찌개 회식’에 대해서도 “이번에는 아무것도 안 먹었다. 시합 끝나고 회식이 없었다”면서 “가능하다면 그냥 고깃집이나, 선수들하고 못다한 얘기 나누면서 같이 함께할 수 있는 그런 자리만 있더라도 정말 감사할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이 대한배구협회 홈페이지에 폭주하며 오후에는 협회 사이트가 마비되기도 했다.

대한배구협회 관계자는 “정말 회식을 하지 못했는지 파악 중인데, (8강 경기가 끝난 뒤) 곧바로 귀국하느라 현지에서 (회식이)어려웠을 것 같다”고 해명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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