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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파원J] 브라질은 일본만 좋아해

중앙일보

입력

봉 지아~ 톡파원J 윤호진 기자입니다.

브라질에서 한국인의 존재감은 어느 정도일까요? 정답은 "극히 미약합니다"입니다. 한국을 몰라서나 무시해서가 아니고요 교민 인구가 워낙 적어섭니다.

하지만 브라질엔 엄청나게 많은 일본인이 살고 있는 거 아시죠? 교민 수가 16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1908년 이후 100여년 간 13만명의 일본인이 브라질로 이주했다고 합니다. 이런 추세 속에 전 세계에서 일본 교민이 가장 많은 나라가 브라질이 됐다고 하네요.(일본에서는 이들을 '닛케이진'이라고 부른답니다.)

교민들은 대부분 상파울루에 밀집해있습니다. 가장 안전하고 도시화된 곳이라서 그렇다네요. 우리 교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리우 올림픽 때문에 상파울루에서 버스 원정 응원들을 오셨어요. 들은 말인데, 리우에 사는 우리 교민은 40여 가구에 불과하다고 하네요 -.-;)

일본인이 워낙 많다 보니 길에서 조금 대화라도 나누면 그 끝에 "Japon(자폰·일본)?'이냐고 묻습니다. "Corea(코레아·한국)'라고 말하면 '코레아 지 수르(Corea de Sur)'라고 되묻습니다. 북한이 어떤 나라인지도 물론 알고 있는 듯한 눈치로요.(전 세계인이 다 아는 듯~)

아래 사진은 지나가던 할아버지에게 길을 물었는데 목적지까지 직접 데려다주신 분입니다.(너무 친절한 브라질 사람들~ ㅠㅠ) 그런데 가는 내내 브라질말(포르투갈어)로 말을 걸며 일본인 이야기를 그렇게 하더군요. '상파울루에 일본인이 많이 살고 여기에도 많은데 한국 사람은 별로 없다' 등등.(제가 스페인어를 아주 쪼금 해서 포르투갈어를 띄엄띄엄 알아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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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할아버지, 일본인이냐고 물었다. 윤호진 기자

한국인에 대한 인상은 좋다고 합니다. 워낙 일본인들이 여기서 살면서 성실하고 성공해서 '돈 많고 똑똑한' 이미지가 생겼다고 합니다. 우리 교민들도 이곳에서 브라질 국민에게 그런 이미지를 줬을 거라고 믿고요.

실제로 브라질 자원봉사자 중에는 한국을 엄청나게 잘 아는 사람들이 몇 있었습니다. 이런 대화를 나눈 적도 있죠.

"한국, 대단한 나라야. 한국전쟁이 1950년인가? 맞지? (어, 맞아.) 그러고 나서 정말 잘 살게 됐잖아, 지금. 삼성, 현대, LG… 세계적인 기업들 많은데 우린 별로 없거든. (어떻게 한국 사람들도 헷갈려 하는 한국전쟁 발발 연도를 아니?) 에이, 역사 시간에 배우잖아~"(-.-;; 한국에 대한 디테일을 공교육 역사 시간에 배웠다는… 쩜쩜쩜)

여튼, 브라질에선 아시아 사람을 만나면 대부분 '일본'이냐고 묻습니다. 이런 배경이 있으니 기분 나빠하진 마시고요. 하지만 가끔 정확하게 '한국 사람'을 구분해 물어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한국말로 먼저 인사를 건넬 정도로요~.^^

◇리우 취재팀=윤호진ㆍ박린ㆍ김지한ㆍ김원 중앙일보 기자, 피주영 일간스포츠 기자, 이지연 JTBC골프 기자, 김기연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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