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 5남매' 전원 메달… 종주국 자존심 지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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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태권도 대표 차동민 선수가 20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에서 열린 2016리우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급 동메달결정전에서 우즈베키스탄 드미트리 쇼킨에게 몸통 공격을 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태권 5남매'가 해냈다. 태권도 대표팀이 전원 메달을 목에 걸면서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오혜리(28·춘천시청)는 2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태권도 여자 67㎏급 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인 하비 니아레(프랑스)를 13-12로 꺾고 우승했다. 리우 올림픽에서 한국 태권도의 두 번째 금메달이자 한국 선수단의 여덟 번째 금메달이었다. 오혜리는 11-10으로 쫓긴 3라운드 막판 몸통 돌려차기를 성공시켜 니아레의 추격을 따돌렸다.

오혜리는 그 동안 '2인자'로 불렸다. 올림픽에서 금2, 동1개를 따낸 '태권 여제' 황경선(30·고양시청)의 그늘에 가린데다 고비 때마다 부상을 입는 등 불운도 잇따랐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는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고 세계선수권에서는 지난해 처음으로 우승했다. 하지만 만 28세 4개월의 나이로 출전한 올림픽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따냈다. 오혜리는 "2인자란 수식어가 바뀌었으면 좋겠다"며 "(9세 때 돌아가신)아버지에게 '도와달라고, 용기를 달라'고 했다. 아버지가 도와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 주자인 차동민(30·한국가스공사)은 동메달을 획득했다. 차동민은 21일 남자 80㎏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계랭킹 1위 디미트리 쇼킨(우즈베키스탄)을 4-3으로 제압했다. 8강에서 라디크 이사예프(아제르바이잔)에게 진 차동민은 패자부활전을 거쳐 동메달 결정전에 올랐다. 차동민은 3라운드까지 3-3으로 맞섰지만 연장전에서 쇼킨의 몸통에 나래차기를 적중시켜 골든포인트로 승리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차동민은 4년 전 런던에서의 아쉬움(8강 탈락)을 깨끗이 씻었다.

차동민의 동메달로 한국은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 전원이 메달을 획득했다. 여자 49㎏급에 출전한 김소희(22·한국가스공사)가 금메달, 남자 58㎏급의 김태훈(22·동아대)과 68㎏급의 이대훈(24·한국가스공사)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태권도가 단일 대회에서 5개의 메달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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