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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방사능 평소의 100배-소 원전사고 뒤 비·눈서 검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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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모스크바·스톡홀름=외신종합】소련의 핵 발전사고로 인한 각종 동·식물 및 수자원의 오염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사고 후 발생한 방사능 구름이 일부는 폴란드 등 스칸디나비아 반도제국으로 확산 중에 있다.
이번 사고 후 29일 스웨덴 동쪽해안에 내린 눈과 비에는 정상 치보다 1백배나 높은 방사능이 함유돼 있었다고 스웨덴 국립 방사능연구소가 발표했다.
또 이번 사고가 발생한 키에프 지역을 거쳐 29일 스웨덴의 한 남쪽항구를 통과한 한 덴마크화차에서는 조사결과 정상치의 약50배에 달하는 방사능이 검출됐으며, 핵 누출사고 직후 조사한 스웨덴 지역의 한 어미 젖소의 우유에서도 소량의 방사능이 검출됐다고 스웨덴 정부사고 대책 반의한 조사요원이 밝혔다.
폴란드의 한 라디오 방송은 29일 정부의 공식성명을 인용, 방사능 구름이 폴란드 동북부의 고공을 통과했다고 전했으며 폴란드 관리들은 아동들에게 항 방사능 약제를 투여하고 있으며 방목한 소의 우유를 폐기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서독·프랑스 등 유럽 과학자들은 정상 치보다 많은 양의 방사능이 검출된 스칸디나비아 반도제국과 유럽지역의 방사능 오염수준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프랑스 기상학자들은 이와 관련, 이번 사고로 인한 방사능 낙진이 북대서양과 그린란드 남쪽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방사능이 계속 누출될 경우 바람의 이동에 따라 방사능은 서부 및 중부유럽으로 확산, 서독·오스트리아 및 유고슬라비아 등지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농업전문가 및 생태학자들은 이번 방사능 누출사고가 소련 및 유럽 각국의 동·식물 등 생태계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이들 전문가들은 특히 사고지역인 체르노빌의 경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즉각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데 한 축산업자는 『이번 사고 후 폴란드와 스웨덴에서는 가축도살을 잠정 중지시켰으며 이같은 일은 방사능이 지나는 기타지역에서도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바르샤바·스톡홀름 AFP·AP·로이터=연합】소련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능 누출사고로 방사능 구름이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비롯, 동구상공까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각국은 있을지도 모르는 만약의 피해를 극소화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다음은 이번 사고에 대한 각국의 반응과 대책이다.
▲핀란드=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소련을 자극하지 않으려 애쓰고 있으나 정부관리들은 방사능 농도가 평소의 최고 6배까지 달했었다고 밝히고, 그러나 28일을 고비로 농도가 점차 줄고 있다고 말했다.
▲폴란드=「즈비그네프·스갈즈다」부수상을 위원장으로 하는 정부 특별위원회가 설치됐다. 정부당국은 예방조치로 어린이들에게 방사능 치료약이 공급될 것이라고 밝히고 당분간 『우유를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바르샤바의 의사들은 30일 각급 의료기관과 학교에 대해 방사능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항 방사능 주사를 접종하도록 요청했다.
▲덴마크=덴마크 환경상과 동독관리들은 28일 방사능 누출 및 핵전사고 발생시 상호정보를 교환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
【동경=최철주 특파원】일본과학기술청은 29일 소련의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발생한 방사능이 제트 기류를 타게될 경우 2일 후에 일본상공에 도착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 방사능 관측업무를 강화하도록 각 지방에 있는 원자력 연락 조정관 사무소에 요청했다.
그러나 과학기술청은 일본에 방사능이 도달하더라도 인체에 우려할만한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기상청은 사고원자력 발전소에서 누출된 방사능이 지상10㎞부근의 성층권과 대류권 경계에까지 도달했다면 제트 기류를 타고 2일 후에나 일본 상공에까지 날아오게 되며 1주일 후에는 본격적으로 일본에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누출된 방사능은 대기 중에서 실시한 핵실험의 경우와는 달리 지표 가까이서 확산될 뿐 그렇게 멀리 영향을 주지 않으나 기상조건에 따라 발전소에서 방사능 누출이 가장 심한 때 상승기류가 생기게 되면 방사능은 멀리까지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기상청 관측부는 우려했다.
한편 「나까소네」일본 수상은 29일 밤 소련의 원자력 발전사고에 대해 성명을 발표, 『소련이 요청한다면 우리의 과학기술력으로 대책을 세우고 응원하는데 인색치 않겠다』고 말하고 사고원인 등 진상규명과 방사능 확산을 막기 위한 대응책이 신속히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소, 2명 사망주장>
【모스크바 UPI연합=본사특약】다음은 소련관영 타스통신이 보도한 사건 내용의 요약이다.
『이미 보도된 바와 같이 키에프시 북부 96㎞지점에 있는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에서 사고가 있었다. 지금까지의 조사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4개의 발전 설비중의 하나에서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2명이 사망했다.
체르노빌 핵발전소와 인근지역의 방사능 누출상황은 안정되고 있으며 방사능에 오염된 사람들에 필요한 구급조치가 취해졌다. 발전소 부근의 주민들은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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