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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160가지 한자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서울에서는 감동깍두기라 해서 곤쟁이것을 쓴는데, 그레야 배틀한 맛이 나지요
납작납작 도톰히 썰어요.』
일요일인 27일 상오11시 이화녀대 가정대 5층 식품 실습실. 서울 명문가의 음식솜씨를 이어 온 위당(이량보)택·큰따님 정정완씨(74)가 무우·밤·낙지·꿀·전복·석이버섯·미나리등 직접. 준비해온 재료로 깍두기를 담그며 설명하고 있다.
김보덕·이종원·우숙이·홍순학·도복남씨등 모두 60∼70대·할머니들도 각기 노인김치·평앙식 동치미등 자신들이 지닌 솜씨로 독특한 김치를 담그고 있다.
이화여대학대들은 직접 재료의 배합양을 재고 담그는 법을 일일이 기록하고있다.
숭례원(이사장 이길녀)과 이화녀대 가정대(학장 김숙선)가 공동주최로 29일부터 5윌4일까지 영동 그랜드백화점 7층 전시실에서 갖는 김치 전시회에 출품 할 김치를 담그고 있는 광경.
숭례원이 7년전부터 전국을 대상으로 기초조사를 하고 이화여대 가정대가 학술적인 뒷받침을 하며 갖는 이번 전시회에는 처음으로 도명(지역)·재료별·집안풍속별(반가·사찰) 특징을 지닌 약1백60종류의 김치가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따라서 재료도 무·배추 외에 가지·호박·박·우엉등 야채에 감·사과·배·대추등 과일튜, 밤·은행·갓·동태·새우·낙지등 생선류와·각종 젓갈류, 내류등 수실종이 쓰이고 있다.
『김치는 생야채를 저장, 유산균을 발효시켜 먹는 복합야채식품으로 총칼로리가 높지 않지만 아미노산도 있고 영양적으로도 균형있는 훌륭한, 맛의 식품』 이라는 것이 김숙희학장의 설명이다.
이번에 출품되는 김치 중 특히 관심을 모으는 것은 지역별·재료·맛·솜씨의 특징을 지닌 명문가 김치와 젓갈류나 파·마늘을 일체 쓰지 않는 사찰김치. 반가김치로는 전배장수군 권희문씨(75)댁 감김치외 10여가지,?배안동의 유영하씨(유성룡의 후예)댁 깻잎김치등 5가지.
강원도 강릉의 반교장 주인 성번희씨댁 김치, 충남 아산의 이득선씨댁 박김치등 6가지 경기·서울지방의 김정현씨(74)댁 통·장김치등 감깍두기 등이다
사찰김치로는 예산 비구니절인 정혜사 혜일스님등이 담근 가지소박이등 11가지, 강원도 명주의 삼덕사 음식인 6년 묵은 짠지가 선보인다.
이번 전시회는 『김치와 식탁문화』란 주제로 갖는 일련의 행사중 하나로 전시기간중에는 매일하오1시∼3시 출품한 60∼70대 할머니 50명중 몇분이 직접 김치 담그는 법을 지도한다.
첫날에는 김숙희교수가 김치 영양학에 관해, 마지막 날에는 이훈석원장이 제사음식에 관해 강연도 한다.
이어 5월13일에는 『김치와 식탁문화』에 관한 세미나가 이화녀대 중강당에서 열린다
김숙희교수의 주제강연, 김미경·김화영교수의 『김치와 영양』, 이서내·김광옥 교수의 『김치와 맛』에 관한 연구발표도 있다.
이화여대 가정대는 이대 창립 1백주년 기념 행사이기도한 이번 행사에 출품된 김치 담그는 법을 정리, 연말께 책으로 출판할계획이다.
『자꾸 잊혀져 가는 우리 전래음식의 만드는 법을 우선 오늘의 시점에서 정리해 본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는 김숙희교수는 앞으로도 숭례원과 공동작업으로 반가음식·사찰음식의 요리법등을 차례로 발굴, 정리해 나갈 계획이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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