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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혁신과 도전이 만들어낸 삼성의 스마트폰 돌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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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삼성전자가 어제 세계 10여 개국에서 동시에 출시한 갤럭시노트7의 돌풍이 심상치 않다. 블룸버그는 “노트7이 애플을 궁지로 몰아붙였다”고 보도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상 최고의 안드로이드폰”이라고 극찬했다. 이런 평가는 삼성전자의 주가를 사상 처음 160만원대로 끌어올렸다. 어제 종가는 167만5000원이었다. 지금 기세로 봐선 추가 상승도 기대된다는 것이 시장의 전망이다.

국내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삼성의 분발은 낭보가 아닐 수 없다. 삼성은 2009년 애플이 스마트폰을 처음 내놓자 허둥지둥 따라가는 후발주자였다. 재빨리 뒤쫓아가 한때 애플과 시장을 양분했지만 애플에 비해 독창성이 떨어지고 최근에는 중국의 후발주자에게 쫓겨 설 자리를 잃어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삼성은 전통적인 강점인 하드웨어의 완성도를 높여 스마트폰 시장의 절대 강자로 떠올랐다. 핵심 비결은 혁신과 도전이었다. 첫 번째 도전은 판 바꾸기였다. 삼성은 2011년 기존 스마트폰보다 화면이 큰 패블릿(스마트폰+태블릿) 노트1을 개발해 애플과 정면 승부에 나섰다. 보기만 해도 버거운 크기라며 조롱받았지만 동영상 시대가 열리면서 삼성은 급속도로 전 세계 소비자를 파고 들었다. 애플은 삼성을 카피캣(모방자)이라고 조롱해왔지만 스티브 잡스 사후 오히려 삼성을 따라 대형 스마트폰을 내놓고 있다.

삼성은 이번에 노트7에서 홍채 인식 기술을 처음 적용하면서 스마트폰의 골리앗인 애플을 완전히 압도했다. 삼성은 소프트웨어가 취약하다는 지적을 인정하고 잘할 수 있는 하드웨어에 승부를 걸었다. 결국 판을 키우고 펜으로 쓰고 방수·방진 기능에 홍채 인식을 도입한 삼성의 기술력 경쟁우위 전략이 먹혔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핵심 부품을 자체 조달하는 것도 강점이다. 홍채 인식은 사실상 4차 산업혁명의 문을 여는 기술이다. 국내 은행은 즉시 홍채인식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도입했고 씨티은행을 비롯한 외국은행도 도입을 준비 중이다. 삼성은 축배를 들 틈이 없다. 애플이 응전에 나서고 중국 스마트폰의 저가 공세가 강화되면 언제든 판도는 바뀐다. 이에 대비해서라도 혁신의 고삐를 놓지 않길 바란다.